롯데홈쇼핑, 한국e스포츠협회 3억 후원 의혹

전병헌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후 자신의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및 한국e스포츠협회 후원금 유용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검찰은 17일 “전 수석을 20일 오전 10시 한국e스포츠협회 관련 사건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전 수석을 ‘피의자’로 명시함에 따라 소환조사가 사실상 사법처리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7월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후원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전 수석은 2013년 1월 24일부터 2014년 12월 16일까지 약 1년 11개월간 협회장을 지냈다.

검찰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2015년 3월 방송 재승인을 전후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관계 인사 10여명을 만났다. 전 수석은 재승인 업무와 관련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었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2014년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신헌 대표 등 임직원이 구속돼 재승인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등은 ‘임직원 범죄행위’ 항목을 허위로 기재한 사업계획서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해 재승인을 받아낸 혐의(방송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검찰은 전 수석의 보좌관을 지낸 윤모씨 등 3명을 구속해 전 수석을 압박하고 있다. 윤씨 등은 e스포츠협회가 2개의 회사와 위장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1억1000만원을 유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는다.

검찰은 또 윤씨 등 3명이 이 자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협회 사무총장 조모씨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씨도 자금유용, 자금세탁, 허위급여 지급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중이다.

한편 전 수석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전날 사의를 표명했다.

전 수석은 전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 가시는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의 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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