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0세대 대규모 일반물량 연내 분양 나서…청약 경쟁률·대량 미계약발생 여부 관심

현대건설이 올 연말 서울 강남구 일원동 611-1번지에서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단지를 시장에 내놓는다. 단지규모는 총 2000세대에 달하고 일반분양 물량만도 1690세대나 된다. 그동안 주택시장 관심은 온통 반포주공1단지를 비롯해 한신4지구 시공사 선정, 청약로또라 불린 신반포센트럴자이 청약 등 주택시장 굵직한 이슈가 발생한 서초구 반포동에 쏠려 있었다. 한때 관심도에서 밀렸던 개포택지지구가 이번 분양일정을 계기로 다시 주연 영광을 되찾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1조원대에 매입한 부지에 전용 62~154㎡, 169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시공사 측은 이미 사업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이번주 승인이 나면 모델하우스를 지으며 본격 준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강남3구에서 연내에 분양하는 마지막 사업장인만큼 많은 예비청약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대다수여서 일반분양 물량은 100~200여 세대에 그치는 여느 사업장과는 달리 일반분양 물량이 1700가구 가까운 대규모 물량이다. 또 조합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체될 우려가 적다는 점도 청약 대기수요자들에게 강점으로 꼽힌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아뒀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에서는 빗겨나 있지만, 최근들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강남권 3.3㎡ 당 평균분양가를 시장 예상가보다 낮춰 승인한다는 점도 청약흥행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특히 개포택지지구는 개포시영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부터 주공1(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단지명 미정)·2(래미안 블레스티지)·3(디에이치 아너힐즈)·4(개포 그랑자이)단지, 일원현대(래미안 루체하임), 개포주공8단지(현대건설 컨소시엄·단지명 미정)까지 재건축되고 나면 2021년에는 1만5000세대가 넘는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청약단지가 숨을 죽이고 있던 강남구 분양시장에 활기를 넣어주는 계기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전국 주택시장 시세를 이끌어 온 것은 강남3구였고, 이 가운데서도 강남구 아파트값이 3.3㎡당 4015만원(올해 9월 말 기준)을 차지하며 대장 역할을 했다. 서초구와 송파구 동일면적은 각각 이에 한창 못미치는 3474만원과 2935만원으로 조연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최근 주택시장 트렌드에 따라 한강변 입지가 주목받는데다 서초구에 갖가지 이슈가 발생하면서 주목도는 서초구 반포동에 밀리는 분위기였다.
 

개포8단지 사업장 위치도
시장은 8·2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1순위 청약요건이 까다로워졌지만 성공적인 청약경쟁률 성적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입지적으로도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가깝고, 강남 8학군과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해있는 알짜부지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과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GTX 개통, 영동대로 지하화 등의 대형 개발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영동대로 통합개발 지역과도 매우 가깝다.

다만 청약경쟁률이 설령 높게 나타나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지난달 개포택지지구 내 인근에 위치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분양물량의 20% 이상의 미계약분이 발생한 바 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않은 청약제도 및 대출규제로 인한 대출가능 금액 때문에 당첨이 되고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실제 중도금 대출 가능한 은행 결정도 중도금 대출 1회차가 진행되기 1~2개월 전 임박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변수가 적지 않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나오는 대규모 사업장이어서 시장 관심이 많고 쏠림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청약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예비청약자들도 청약신청을 할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