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시스템 구축 봇물 이룰 듯…부채 평가방법 변화로 자본확충도 비상

그래픽 = 시사저널이코노미

오는 2021년 보험업계에 도입될 새 회계기준 IFRS17 시행을 앞두고 장기보험 상품 중심의 생명보험뿐만 아니라 손해보험업계도 대응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컨설팅을 시작으로 올 연말을 기점으로 IFRS17 시스템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IFRS17은 올해 보험업계 핵심 화두로 등장했다. 새 회계기준은 2021년부터 적용되지만 2020년부터 비교 재무제표 작성을 시작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그 이전인 2019년부터 시스템을 병행가동하며 IFRS17 적용에 앞서 새 회계 기준 적응에 나설 예정이다.

 

IFRS17는 그동안 원가 기준이었던 부채에 대한 평가를 시가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했다. 보험 상품을 최초로 팔 때의 사망률과 금리를 기준으로 부채를 평가하도록 돼 있는 규정이 IFRS17이 도입되면 지급하는 시기로 부채 인식 시점 기준이 바뀌게 된다.

 

만기가 긴 장기보험의 경우 부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 특히 장기보험 상품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가 자본확충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손보업계는 자동차, 여행자보험, 실손보험 등 단기상품이 많아 생보업계보다 부담은 덜하지만 암보험 등 장기보험상품이 있어 어찌됐든 부채가 자본과 연동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도 상품 개발시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장기적으로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준비가 시급하다는 점에서는 생보사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손보사 중 한화손해보험이 최근 증자를 결정하며 자본확충에 나선 것도 IFRS17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형사들은 컨설팅을 통해 IFRS17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삼일PwC를 사업자로 선정해 컨설팅을 받고 있으며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중심으로 IFRS17 컨설팅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비슷한 시기인 지난 7월 컨설팅을 시작했으며 현대해상은 8, 계리를 중심으로 컨설팅을 받고 있다.

 

대형사 중 삼성화재는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으로 계약 건별로 상황을 평가할 수 있게 돼 IFRS17 대응에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연말경부터는 별도의 IFRS17 시스템 구축도 시작할 계획이다. 메리츠화재, 서울보증보험 등도 연말 시스템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손보업계 시스템 구축 비용은 대형 생명보험사가 최대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과 비교해 규모가 작은 수백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중소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NH농협손해보험 등은 보험개발원과 공동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적은 비용으로 IFRS17 대응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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