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카카오와 AI 아파트 플랫폼 개발 협업체계 구축…포스코, 30명 인력 스마타이제이션 TF 운영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소재 GS건설 본사 그랑서울에서 열린 GS건설과 카카오의 IoT 기술 협약 체결식에서 조재호 GS건설 도시정비담당 전무(왼쪽)와 김병학 카카오 AI부문 총괄 부사장(오른쪽)이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 GS건설
인공지능(AI)으로 표상되는 4차 산업혁명은 건설사의 경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Xi)’를 필두로 도시정비사업 최강자인 GS건설, ‘더샵’을 내세우는 포스코건설은 AI 아파트 건설을 위한 조직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 포스코건설은 정보통신(IT) 기업인 카카오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AI 아파트 건설을 위해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카카오의 기술을 활용하려는 목적이다. 

AI 아파트는 IoT(사물인터넷)를 바탕으로 한 입주자 편의증대가 목적이다. 냉장고, 냉방시설 등에 IT기술을 접목해 빌트인기기화 한 후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를 조정하는 ‘스마트홈’을 넘어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또한 이용자 사용 패턴에 따라 빅데이터를 수집해 스스로 학습, 동작하는 자동형 기술도 속속 도입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건설사들은 조직정비에 나서고 있다. 기존 조직체계가 일반 아파트 건설에 맞춰 최적화된 만큼 이를 AI 아파트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목적이다. 

GS건설은 건축설계팀 하부조직에 건축, 설비, 전기 등의 파트가 있다. 이중 전기 파트에서 AI 아파트 건설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한다. 

GS건설 관계자는 "사실상 전기 파트가 AI 아파트 건설과 관련해 TFT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연내 수주를 계획하고 있는 재건축 최대어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에 AI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GS건설은 AI 기술을 접목한 공기정화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아울러 단순히 말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구상도 계획 중이다. 
지난달 25일 김병학 카카오 부문장, 신영태 포스코건설 상무, 윤형덕 포스코ICT 실장(왼쪽부터)이 ‘더샵 스마트 홈 구축 MOU를 체결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도 AI 아파트 건설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우선 포스코건설은 스마트 건설 및 상품에 초점을 맞춰 한찬건 사장이 총괄, 엔지니어링 본부장이 주관하는 30명으로 구성된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 TFT을 신설했다. TFT 하부 조직인 스마트 빌딩팀 안에서 AI 아파트 건설과 관련한 업무를 진행한다. 해당 조직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텍에서 자문을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AI 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를 내년부터 분양하는 프로젝트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포스코ICT와 연계해 ‘대화형 스마트 더샵’ 아파트를 구현하는 게 이 회사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AI 기반 스마트홈서비에 더해 카카오의 통합 AI 플랫폼인 ‘카카오아이’ 기술이 접목돼 음성인식 및 카카오톡 기반 메신저를 통해 입주자 간 상호 대화, 세대 내 다양한 IoT 기기가 제어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향후에는 입주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활패턴을 반영한 연계 서비스를 구현할 예정”이라며 “단순히 IoT 기기들을 제어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 전반에 걸쳐 제공 가능한 서비스들을 AI로 구현하는 스마트 더샵 플랫폼을 개발해 더샵 입주민의 생활편의와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AI 아파트가 전면 구현되기까진 2~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아파트가 건설사의 마케팅 목적에서 시작한 만큼 이용자가 체감하는 수준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스마트인프라TF팀장은 “입주자가 생각하는 AI 아파트와 공급자가 생각하는 기술수준에서 큰 격차가 있다. 일반인들은 AI를 생각할 때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를 생각한다. 다만 건설사가 공급하는 AI 아파트는 공기상태를 조절하는 등 아직은 기술수준이 낮다. 아직은 AI 아파트가 건설사 입장에서 마케팅 측면에서 홍보효과를 감안한 목적이 더 크다”며 “아직은 AI 아파트가 첫발을 내딛은 만큼 입주자의 생활여건을 전면적으로 바꾸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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