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이익비중은 7.1%로 낮아…수익 대부분 대출 이자로 채워

BNK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보다 대출이자에 기댄 채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에 비해 수수료이익 비중이 다른 금융사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BNK금융이 지역 고객 대출 위주의 손 쉬운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NK금융지주는 가계 대출 위주의 손 쉬운 장사를 통해 수익을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이 금융감독원에 발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BNK금융 당기순이익은 3391억원이다. 순이자이익은 1조1338억원을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은 874억원이다. 규모로 보면 순이자이익이 순수수료이익의 13배에 달한다.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자이익은 순수수료이익의 2.7배에 불과했다. 그만큼 수수료이익을 늘리며 이자이익에 기댄 하나금융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 다변화해 이익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이 기간 KB금융지주 순이자이익 규모는 순수수료이익의 3.6배, 신한금융지주는 5.6배에 달했다. BNK금융지주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른 금융지주사 보다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고 비은행부문이 그만큼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프 = 김태길 디자이너
올해 상반기 BNK금융이 기록한 순수수료이익 비중도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턱없이 낮았다. 다른 금융지주사가 자산관리(WM), 신탁, 증권 등을 강화하며 비이자이익을 확대, 대출 장사 비중을 낮추는 것과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BNK금융의 총영업이익에서 순수수료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1%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BNK금융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그만큼 대출이자에서 나온 셈이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순수수료이익 비중은 27%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2%포인트 늘렸다. 대출이자 수익만 아니라 신탁 등에서 이익을 만들어내는 비중이 늘고 있는 중이다. KB금융의 순수수료이익 비중도 21.0%를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2.6%포인트 늘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 비중이 17.9%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5%포인트 줄었다.

모든 금융지주 순수수료이익 비중이 20%에 달하는 가운데 BNK금융지주 순수수료이익 비중이 10% 미만인 것을 두고 다른 경쟁사보다 수수료 이익 증가율이 정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각 금융지주사가 신탁, 증권 조직을 강화하고 매트릭스 조직을 만들어 수수료 수익을 내고 있어 이 수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의 이자 장사를 '전당포식'이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바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를 상대로 대출을 늘리는 은행들의 영업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나선 김지완 하나금융지주 전 부회장(WM총괄)은 "BNK금융 수익에서 증권, 자산관리 등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수익에서 은행 비중, 이자이익 비중이 너무 높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실적 발표 후 회장 주재 회의를 하면 신탁 실적 상승세가 눈에 띈다"며 "금융지주마다 대출로 이익을 내는 시대가 지났다고 판단한다. 자산관리, 신탁, 증권 등 수수료이익을 창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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