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중조단, A제약사 압수수색 배경 관심…정부 움직임 등 파악 분주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의 전격 구속에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까지 제약사 리베이트 수사에 나서자 업계가 멘붕에 빠졌다. 발 빠른 제약사들은 업계는 물론, 사정기관 동향 파악에 나섰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9일 상위권 A제약사를 상대로 리베이트 조사를 진행한 기관은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다. 이날 하루 종일 A제약사에 머물다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있는 중조단 사무실로 복귀한 직원도 조사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무엇보다 식약처 중조단 움직임이다. 지난 2009년 신설된 조직인 중조단은 최근 수년간 제약사 리베이트 사건을 조사하지 않았다. 주로 식품관련 사건을 조사했던 중조단이 최근 약업계와 관련해 진행한 사례는 지난 2015년 3월과 4월 잇달아 의약품 유통업체인 B약품과 C약품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이다. 당시 혐의는 태반주사제 불법유통이었다. 

 

과거 중조단에 근무했던 식약처 직원들도 이번 압수수색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비교적 최근 중조단에서 활동한 모 직원은 “보건복지부의 요청이나 다른 기관과 합동 조사가 아닌 이상, 중조단이 자체적으로 리베이트 조사를 할 필요가 없는 구도”라며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이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중조단장을 역임했던 식약처 고위직은 “단장 역임 시 제약사 리베이트는 조사하지 않았다”며 “글자 그대로 부정의약품이나 불법의약품 등 위해사범일 때 중조단이 조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식약처 동향에 정통한 복수의 업계 소식통들은 “이번 A제약사 건은 식약처로 고발이 들어와 서부지검으로 이첩하려 했지만 결국 중조단이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선 경우”라고 강조했다. 

 

공교롭게 최근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의 전격 구속 직후여서 이번 A제약사 건의 시점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었다. 현재로선 식약처 고발과 진행과정의 시점이 우연하게 강 회장 구속과 일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제약업계가 마음을 놓은 수는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 검찰에 송치해 진행 중인 D제약사 건 등 앞으로 공식 발표가 남아있는 리베이트 사건이 산적한 것이다.    

 

정부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검찰의 불기소 사건에 대한 식약처의 리베이트 행정처분 추진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복지부의 리베이트 약가인하 검토 역시 제약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각종 정보를 종합해보면 현재로선 식약처의 리베이트 조사가 강정석 회장 구속의 여파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막상 압수수색이 확인돼 긴장이 되며, 특히 각 제약사 영업이 위축이 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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