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날의 고 아웃 드링크와 베스트 스폿들

1 위스키와 소다를 섞은 하이볼. 2 믹스테일 아이스, 355ml 2000원대. 3 호가든 레몬. 500ml 2000원대. / 사진=리빙센스
1 위스키와 소다를 섞은 하이볼. 2 믹스테일 아이스, 355ml 2000원대. 3 호가든 레몬. 500ml 2000원대. / 사진=리빙센스

 

취재협조 호가든(hoegaarden.com), 오비맥주(obbeer.co.kr) 

 

여름휴가에 대한 욕심은 잠시 내려두고, 하루에도 백 번씩 “덥다!”를 외치며 에어컨 앞에만 앉아 있기를 일과로 삼았던 에디터다. 어쩐지 이 여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제대로 즐길 방법을 고안해냈다. 그 이름은 거창하게 ‘에어컨 바람에서 벗어나 도심 여행하기’ 프로젝트. 술 담당 기자의 여행 계획에는 당연히 들르는 곳곳마다 한 잔 술이 포함됐다. 여행의 콘셉트에 맞게 규칙은 딱 하나로 정했다. 무조건 고 아웃(go out)할 것.

 

여행을 시작한 오후 1시, 여름 땡볕이 최고조로 기승을 부리는 시간이니 볕을 피하기 좋은 장소를 생각했다. 그저 맥주를 파는 식당에 들어가버리면 되었던 어제와 달리, 시원한 자연 바람을 만날 수 있는 장소를 골랐다. 에디터가 향한 스폿은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 서울지하철 2호선 ‘뚝섬역’ 혹은 분당선 ‘서울숲역’에 내려서 잠시 걸으면 등장하는 도시의 거대한 숲이다.

 

이 스폿에서 에디터가 꺼낸 술은 ‘믹스테일 아이스’였다.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캔으로 출시돼 어디서든 간편히 즐길 수 있어 맘에 들었다. ‘모히토’와 ‘스트로베리 마가리타’ 두 종류 모두 전문 바텐더가 만든 듯 우수한 청량감과 맛을 자랑했다. 음료수 마시듯 편하게 즐긴 후 흥이 올라 꽃사슴에게 먹이도 주고, 중앙광장에서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고 있는 바닥 분수에 잠시 발도 넣어봤다. 크게 자란 나무 곁에 앉으면, 바람 한 점 내줄 것 같지 않던 날씨가 무색할 만큼 솔솔 바람이 불어온다. 도시의 숲이 주는 에너지를 한껏 안고 달려간 다음 스폿은 바로 ‘서울로7017’. 이전의 스폿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3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회현역’에서 ‘만리동 고개’까지 이어지는 고가 산책로, ‘서울로 7017’.

 

이곳에서 마신 술은 ‘호가든 레몬’. 옛 서울과 현대 서울의 매력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그 길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맥주의 상큼한 변주를 한 모금 들이켤 수 있다는 것이 에디터를 잠시 상념에 잠기게 한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문다. 에어컨 바람이 닿지 않되, 식사와 술까지 곁들일 수 있는 루프트톱 바를 찾아야 할 때인가 보다. 이태원이나 강남 부근에선 흔히 볼 수 있지만, 광화문을 내려다보는 루프트톱 바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채낙영 셰프가 운영하는 청진동 D타워 ‘소년서커스’로 발길을 옮겼다. 최근 새 단장을 마친 루프트톱 바에 앉아 간단한 식사와 함께 곁들인 술은 위스키 하이볼이다. 위스키의 스모키한 향만이 달큰하게 살아나고, 독주의 날 선 향기는 부드럽게 중화시켜주는 데다 탄산까지 곁들인 술이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광화문의 장대한 뷰, 그리고 향 좋은 하이볼. 만족스러운 여행의 끝물이다.

 

바깥에서 술을 마시면 주정뱅이 소리 듣던 우리네 부모님 세대와 달리, 참 쉽게 한 잔 술을 즐길 수 있는 시대다. 꼭 밤에만 마셔야 술도 아니고, 두런두런 술집으로 몰려가 인상을 쓰고 “키야!” 하면서 마셔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날이 더워서 홀짝, 잠시 상념에 잠겨 홀짝, 좋은 야경을 즐기며 홀짝. 그렇게 마시는 술은 한 모금, 한 모금이 모두 여행의 풍미를 살려주는 양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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