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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배 위원장 “입맛 맞는 위원장 세우려 했다”
  • 이용우 기자(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7.07.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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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선거에 불법 개입… “윤종규 연임에 노조를 변수로 인식”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 사진=KB국민은행지부

"사측은 통제 가능한 노동조합을 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변수를 두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에 경영진은 순한 양 같은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했다. 결국 회장 연임이 문제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 시점에서 타협 잘하는 노조를 만들기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 24일 회사 경영진이 지부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일로 기자회견 가진 뒤 본지를 만나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털어놨다.

박 위원장은 국민은행 경영진이 노조 선거가 있기 10개월 전부터 체계적으로 대의원 선거에 개입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박 위원장은 사측이 노조를 순한 양으로 기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인터뷰 도중 당시 충격으로 생각에 잠긴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무리수를 둔 사측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실 캐비넷에는 위원장 당선증이 두 개 있다. 지난해 12월 2일 위원장에 당선이 확정되고 받은 당선증이 그중 하나다. 이후 12일 당선 무효 결정을 받았다. 선관위와 법정 싸움을 벌였다. 올해 3월 10일 재선거에서 과반수(58%) 득표를 받고 당선이 확정되고 받은 게 두번째 당선증이다. 국민은행 노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사측의 조직적인 선거 개입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 부당노동행위 사례 제보와 증거자료를 다수 확보한 상태다. 이해할 수 없는 의혹도 다수라고 밝혔다. 그만큼 노조는 이번 국민은행 경영진이 노조 선거에 개입한 사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박 위원장을 이날 KB국민은행 6층 노동조합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선거가 있기 전부터 노조 선거 개입을 준비한 것으로 나온다.


지난해 11월에 노조 선거가 있었다. 하지만 거의 1년 전인 1월부터 경영진이 대의원 선출에 개입한다. 대의원 선출이 사측에 중요한 이유가 있다. 3개 지점에 대의원 1명이 나온다. 총 명수는 500명이다. 이 대의원이 노조 선거관리위원 5명을 뽑는다. 사측에선 이 사람들부터 사측에 우호적인 사람으로 만들고자 대의원 선거와 중앙선거관리위원 선거에 직접 개입하는 정황이 나왔다. 이오성 전 인사관리(HR)부행장이 대의원 선출을 적극 개입, 지시하는 컨퍼런스콜(화상통화)을 했다. 이후 HR부장 등이 전화하면서 특정 대의원을 뽑게 했다.

1월부터 움직인 이유가 두 가지 있다. 첫째로 장기적으로 11월에 있을 노조 선거와 관련해 선관위원에 사측이 원하는 대의원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미리 움직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선거가 시작하자 선관위원 5명 중 1명은 노조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본점에 있었던, 존재가 없던 사람이다. 둘째 사측에서 말을 잘 듣는 순한 양 같은 노조를 원했다고 본다.

은행 측에서 이번 사태로 지금까지 쌓아올린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 이런 무리수를 둔 이유는?


윤 회장이 오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 윤 회장과 경영진은 신한은행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모든 걸 신한과 비교했다. 실적에서부터 일인당 생상성 등 모든 것을 비교했다. 그런 점에서 경영진이 노조는 항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여긴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임기가 정해진 임원들은 연임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려고 한다. 임기 연장을 하려는 게 급성무기 때문이다. 인간의 습성이다. 지금은 윤 회장에 대한 사외이사 지지가 높고 주주 평가, 언론 평가가 좋다. 윤 회장 연임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 시점에서 변수로 작용할 조직이 노조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겠나. 사측은 그 변수를 관리하기 위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것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 국민은행지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노조 선거 개입 규탄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노조 선거로 돌아가보면, 당선 확정 후 선관위에 의해 당선이 무효됐다. 당시 어떤 심경이었나.

황당했다. 선거 결과가 나오고 선관위원과 수고했다며 악수를 나눴다. 2, 3일 지나고 당선을 무효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설마했다. 잘못한 게 없었기 때문에 떳떳하다고 생각했다. 설마했다. 그러다 당선 확정 10일 후 당선 무효 공고가 떴다. 법원에 가기 전에 법률 조언을 들었다. 노조는 자치 조직이기 때문에 법원이 웬만하면 자치조직의 내부 의사 결정을 뒤집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관위가 그렇게 결정하면 법원이 그 결정을 존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들었다. 선관위가 그걸 노린 것이다.

하지만 우리 쪽에선 법원에서 안 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매주 촛불 항의 집회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법원이 우리쪽 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법무법인 광장의 힘이 크다고 봤다. 선관위 측 소송대리인 광장 선임도 이해하기 힘들다. 거의 사측 변론만 맡는 곳이 적은 소송비를 받고 수임했다. 정상적이지 않았다. 사측이 뒤에서 도왔다는 의혹이 분명 있다.

김진윤 선관위원장과 통화한 것을 보면 사측이 당선 무효를 강요한 것으로 나온다.


김 위원장과의 통화 기록을 보면 박홍배 당선인의 당선 무효가 너무 한다는 주장이다. 사측이 강요했다는 것이다. 상호 합의가 가능한 일이지 당선 무효까지 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당선 무효를 하면 저를 지지한 7000여 명 은행원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측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사측이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재선거에서 1차 투표만으로 과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 앞으로 사측에 요구할 사안은?


우선 조합원에게 감사하다. 사측의 잘못된 전략이 오히려 당선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자꾸 압박하니까 은행원 사이에서도 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측이 이 사람을 당선 시키지 않으려 한다면 그 사람이 우리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판단내린 것 같다. 그래서 재선거에 후보가 5명 나왔지만 1차 만에 58% 과반 득표가 나왔다. 직원들이 선거에서 일어난 몇 가지 사실만으로 직감적으로 누굴 뽑아야 할 지 알 수 있었다고 본다.

일단 고용노동청에 고발하고 특별관리감독을 나와 이 사안을 정확하게 확인하라고 할 것이다. 이미 진정서를 작성해놨다. 특별관리감독이 나오지 않는다면 검찰 고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경영진 누구를 특정할지 고민하겠다. 사측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의사표현을 해야한다. 윤 회장이 사과를 해야 한다. 명시적 사과가 어렵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이번 일은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2만여 조합원의 자유 결정권을 침해했다. 관련자에 책임을 묻고 중징계해야 한다.

 

이용우 기자
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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