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량 증가로 전세시장서 세입자 우위…세금·관리비까지 고려한 실질수익률 추락

 

‘6 ·19 부동산 대책’ 이후인 지난달말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서 분양한 '일산 한류월드 유보라 더스마트' 오피스텔 분양하우스 모습 / 사진=뉴스1

너도나도 뛰어들던 오피스텔 투자 시대의 종말일까. 그동안 오피스텔은 규제무풍지대로 불리며 정부의 대책발표 직후마다 뭉칫돈이 몰렸다. 하지만 이번 6·19 부동산 대책 이후에는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새 입주물량이 급증해 임차인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전세거래는 활발해진 반면, 임대인이 기대하는 월세 임대수익률은 꾸준히 하락해 고정적 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탓이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오피스텔 매매거래량 상승률은 전달 보다 0.03%p 축소됐다.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도 되고 즉시 전매가 가능해 대책발표 직후 인기가 치솟던 그간의 행보와 전문가 전망을 빗겨간 것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6‧19 대책으로 오피스텔 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됐지만, 주로 임대수익인 오피스텔과 실거주·시세차익이 목적인 아파트는 수요층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거래량 증가 둔화세와 함께 수익률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점도 투자자들이 시장 유입을 망설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조사결과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00%를 보이며 이제는 5%선 마저 무너질 기세다. 경기지역도 5.77%에 그쳐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임대수익률 하락세는 오피스텔의 인기 추락을 의미한다. 오피스텔은 저금리 상황에서도 연금처럼 안정적인 월세 수입이 가능해 그동안 투자가 줄을 이었지만, 세금과 관리비까지 고려한 실질수익률을 감안하면 더이상 은행예금에 비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서울 오피스텔 전셋가율은 77.7%로 지난해 같은기간(77.2%) 보다 0.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도 역시 82.7%로 0.6%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전셋가율이 임대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결과다. 전국 오피스텔 신규 분양 물량은 2013년 3만9309실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7만718실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세입자들은 월세보다 전세를 바라는 수요가 많지만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보다는 월세로 공급하고 싶어한다. 그 결과 전세가는 오르고 월세는 하락했다.

이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공급 과잉을 우려하며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해 하반기만도 분양이 예정된 전국 오피스텔 물량은 45개 단지, 최소 1만7000여실 이상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오피스텔의 대체제가 되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소형 빌라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경기도 오산 지역의 공급과잉이 두드러진다. 오산에서는 지난 2006~2015년까지 10년간 분양한 오피스텔이 326실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53실, 올해는 846실이 분양 예정돼 있어 지난 10년 합산 공급물량보다도 올 한 해 공급물량이 2배 이상 많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오피스텔 공급물량이 증가하면서 입지와 브랜드에 따라 분양 성적이 양극화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라며 “투자여부 판단에 앞서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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