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등 잇단 성과

국내 최대 백신공장인 안동 L하우스. / 사진=SK케미칼


근본적 변화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일군다는 SK그룹의 ‘딥체인지(deep change)’ 경영철학이 바이오 사업에서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룹 내 바이오 사업을 선도적으로 이끌어온 SK케미칼이 국내외에서 잇딴 성과를 내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4월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AFSTYLA)’가 호주 식약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올 1월엔 유럽의약국(EMA)에서 동일 제품으로 시판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한 바이오 신약이 미국과 EU, 호주 등에서 허가를 받은 건 최초 사례다.

SK케미칼이 자체 기술로 개발해 2009년 CSL사에 기술 수출한 앱스틸라는 CSL사에서 생산 및 글로벌 임상, 허가 신청을 진행해왔다. 앱스틸라는 현재 일본, 스위스 등에서도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앱스틸라는 SK케미칼이 세계에서 최초로 연구 개발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single-chain product)’를 가진 혈액응고 제8인자다. 기존 혈우병치료제는 분리된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였지만, 앱스틸라는 두 단백질을 하나로 완전 결합시켜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주 2회 복용으로도 지속적인 출혈 관리 효과를 볼 수 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첫 출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2016-2017 독감접종 시즌에 완판하는 성과도 거뒀다. SK케미칼이 공급한 독감백신은 총 5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으로 한번의 접종으로 네 종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예방이 가능하다. 또 계란을 사용해 백신을 생산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기술을 도입해 제조과정에서 항생제 사용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현재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그 밖에도 SK케미칼은 바이오 분야에서 아직 국내에서 자급화되지 못한 폐렴구균, 대상포진, 자궁경부암, 소아장염 등의 질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중이며 향후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한편, SK그룹은 에너지, 화학, ICT, 반도체 사업과 함께 바이오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육성해왔다. 이에 발맞춰 SK케미칼도 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008년 바이오 사업을 미래 핵심 동력으로 선정한 이후 인프라 구축과 R&D(연구개발)에 약 40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왔다.

1999년 국산 신약 1호인 3세대 백금착제 항암제 ‘선플라’를 내놓으며 국내 신약개발의 첫 걸음을 내디뎠고 2000년에는 천연물 신약 1호인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정’을 발매했던 SK케미칼의 앞선 행보는 바이오 사업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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