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카카오‧한전 상대로 민‧형사 소송

인스타페이 모바일 납부와 카카오페이 청구서 화면 비교 / 사진=인스타페이

인스타페이가 카카오를 상대로 한 특허무효심판에서 승소했다. 해당 특허는 카카오페이 청구서에 적용된 기술이지만, 특허심판원이 특허 유효 심결을 내리면서 인스타페이의 특허로 인정받게 됐다. 이번 심결을 계기로 인스타페이는 앞으로 카카오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인스타페이는 지난달 30일 카카오가 제기한 전기요금 지로납부와 관련된 카카오페이 청구서에 관한 특허 무효심판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1년 만에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인스타페이는 금융과 정보기술(IT) 융합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인스타페이는 2008년 QR코드와 바코드로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는 ‘이동통신 단말기를 이용한 지로 요금 결제 방법 및 장치’ 특허(제10-0973713호)를 등록했다.

이 특허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지로요금지 바코드나 QR코드를 스캔하거나 고객번호를 입력해 간편하게 요금을 납부할 수 있다. 모바일 지로 및 고지납부(MBPP) 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세계적으로 인스타페이가 유일하다.

한국전력과 카카오는 지난해 2월 한국전력의 전기요금을 스마트폰을 통해 납부하는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스타페이는 자사가 2013년 한전에 제안한 지로결제 청구서 서비스를 한전이 카카오에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7월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자 카카오는 지난 2월 인스타페이의 해당 특허가 무효라며 특허무표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이 유효로 결론 내리면서 인스타페이가 승소하게 됐다.

배재광 인스타페이 대표는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과의 특허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더구나 한국전력과 카카오라는 최고기업들의 특허침해로 인해 서비스 출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번 승소로 서비스 성공을 담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특허 유효 판정으로 인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지로 결제 서비스는 인스타페이만 사용할 수 있다. 인스타페이는 현재 계류 중인 가처분소송 외에 앞으로 한전과 카카오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계획이다. 아직 손해배상 금액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카카오가 취득한 이익 이상으로 청구할 예정이다.

특히 한전의 경우 조환익 한전 사장이 카카오에 정보를 유출했을 뿐만 아니라, 4월 스마트한전 앱에 특허를 침해하는 전기요금 청구서 결제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에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인스타페이 측 설명이다.

인스타페이는 이달 안으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모바일을 이용한 지로 및 고지납부 서비스를 비롯해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결제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오픈 한다는 방침이다. 배 대표는 “이번 승소는 대기업과 특허 분쟁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중소기업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번 선례를 계기로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인스타페이는 지난해 7월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카카오를 상대로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1심이 기각되자 인스타페이는 지난해 11월 항소심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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