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자국업체 외 성공 쉽지 않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시리즈를 뒤늦게 중국 시장에서 공개한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현지 시장 흥행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에 따른 리콜 과정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갤럭시S8 시리즈 공개 행사를 연다. 갤럭시S8 시리즈는 이미 10일부터 중국에서 예약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체험존을 마련, 본격 마케팅에 돌입한 상태다. 공식 출시일은 국내보다 한 달가량 늦은 25일이다. 갤럭시S8 시리즈의 혁신 기능인 인공지능 음성비서 빅스비 중국어 버전은 아직 탑재되지 않았다.

갤럭시S8은 앞서 출시된 국내와 미국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글로벌 출하량이 1000만대를 돌파했다. 출하량은 휴대전화 제조사가 각국 통신사에 판매한 제품 수량이다. 업계에서는 지금 속도라면 지난해 갤럭시S7 판매 기록인 5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도 이런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불거진 한·중 간 갈등이 종식될 시기를 쉽사리 예단하긴 힘든 상태다. 또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1차 리콜 당시 삼성전자는 중국 출시 제품은 리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국 기업이 생산한 ATL 배터리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기존 삼성SDI 배터리뿐만 아니라, ATL 배터리에도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중국은 자국 소비자를 무시한 조치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 특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병태 카이스크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사드나 갤노트7 여파로 인한 악재는 단기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큰 흐름으로 봤을 때 중국 시장은 타국 스마트폰이 성공하기에 어려운 환경이다. 3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중국 업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근본적으로 애플,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시장이 중국에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 업체가 제조한 스마트폰의 가성비가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애플마저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갤럭시S8이 중국에서 잘 되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선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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