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곡성’ 이어 올해 ‘대립군’도 비수기에 내놔…“리스크 피하기” 분석

영화 대립군의 한 장면. / 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영화 ‘곡성’으로 한국영화계에서 기지개를 켠 20세기폭스코리아가 1년 만에 돌아온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곡성’에 이어 이번에는 ‘대립군’이다. 곡성과 마찬가지로 100억원대 안팎 대작이다. 눈길 끄는 건 또 5월을 택했다는 점이다. 보통 한국영화계서는 3월과 6월 사이가 상대적 비수기로 꼽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20세기폭스코리아발 매직이 펼쳐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5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폭스인터내셔널 프로덕션(코리아)가 제공과 공동제작을 맡고 20세기폭스코리아(이하 폭스코리아)가 배급을 맡은 영화 ‘대립군’이 이달 31일에 개봉한다.

폭스코리아 설명에 따르면 이 영화는 1592년 임진왜란 중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하던 대립군이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눈 이야기다. 배우 이정재와 여진구, 김무열, 이솜, 박원상, 배수빈 등이 출연한다.

정윤철 감독은 지난달 25일 열린 제작보고회서 “어린 세자(광해)가 백성과 고난을 겪으며 그 여정에서 성장한다는 이야기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 영화는 왕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지만 백성들이 결국 왕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지금 현 한국상황에서 많은 공감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광해군의 흔적은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제작을 맡은 리얼라이즈 픽쳐스가 영화 ‘광해’의 제작사기 때문이다. 또 김호성 리얼라이즈 픽쳐스 대표는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한국지사 대표기도 하다.

폭스코리아가 연타석 홈런을 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폭스코리아가 내놓은 영화 ‘곡성’은 최종관객 688만명을 동원했다. 나홍진 감독은 이 영화로 지난해 11월 25일 열린 청룡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도 남우조연상과 인기상을 차지했다. 또 곡성은 3일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거머쥔 셈이다.

곡성이 여름 성수기 직전까지 장기간 흥행추세를 유지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2016년 5월 7일 개봉했던 곡성은 6월 28일까지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내놓은 대립군도 성수기를 피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CJ E&M과 쇼박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메이저 배급사들의 텐트폴(주력작)은 피한 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2016 한국영화산업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6월 전체관객수는 3515만명이었다. 반면 7~8월 전체관객수는 5617만명에 달했다. 시장규모 자체가 다른 셈이다. 지난해 7~8월에 메이저 배급사가 내놓은 영화(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터널)들은 모두 대형흥행에 성공하며 시장을 달궜다. 반면 20세기폭스코리아는 5월을 택했고 또 다른 외자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9월에 출격했다.

이에 대해 한 영화계 관계자는 “(대립군의) 규모나 배우 면면을 보면 충분히 7~8월 경쟁에 내세울만한 작품이다. 그런데도 5월을 선택한걸 보면 일단은 리스크를 줄이고 국내시장에서 분명히 자리매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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