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별로 받아야 할 검사는 무엇인지,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기본적인 사항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축하해요, 이제 엄마가 되셨네요!” 초음파로 보이는 아기집에 산부인과 선생님의 밝은 목소리로 축하 인사까지 건네받은 참. 다부진 엄마가 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한 채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검색창을 빼곡하게 채운 검사 목록과 각종 의학용어를 보고 있자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산부인과에 내원해 임신을 확인한 후부터 출산까지 약 10개월 동안에는 매달 받는 정기검진 외에도 꼭 챙겨야 할 검사가 많다. 사실 처음 검사 목록을 접하면 ‘그 많은 검사를 다 받아야 할까?’, ‘진료비를 벌기 위한 병원의 잔꾀(!)는 아닐까?’ 등 걱정과 의심이 동시에 든다. 물론 산전검사 중에는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임신부의 필요에 의해 받는 검사도 다수 있다. 

 

따라서 언제, 어떤 검사를, 왜 받아야 하는지 확실히 알아두어야 선택 검사의 경우 태아와 자신의 상태에 따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단, 만 35세 이상이거나 유전질환 등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 임신부라면 전문의가 권유하는 검사는 가급적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신 초기와 중기에는 매달 한 번씩, 임신 8~9개월에는 2주마다, 분만일이 다가오는 막달에는 매주 내원해 체중 측정이나 혈압 측정, 소변검사 등을 포함한 정기검진을 받고 그 이외 검사는 상황에 맞게 적정 시기에 실시하면 된다.

 

+산전검사, 스마트폰으로 체크하자!인터넷이나 육아서로 산전검사 스케줄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령 ‘맘스 예방접종도우미’ 앱은 육아맘과 임신부 모두를 위한 것으로 아기의 예방접종과 임신부 산전검진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출산예정일만 입력하면 임신 며칠째인지, 몇 주 차인지 알려주고 임신 1주차부터 막달까지 받는 모든 산전검사 스케줄을 월별로 정리해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검사 날짜를 계산해 알람으로 알려주고 ‘미검사/검사/예약/검사안함’ 등 4가지로 각 검사에 대한 상태입력도 가능하다.

 

[임신부가 꼭 챙겨야 할 시기별 검사]

임신 초기(0~12주)임신을 확인한 후에 접한 수많은 정보로 유산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은 시기. 특히 임신 4~7주는 유산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임신 5주가 되면 태아가 차츰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본격적인 검진을 실시한다.

▶문진 

현재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의사의 물음에 정확하게 답변해야 한다. 과거 병력이나 임신 경험, 양가 가족력에 의해 유전되는 병, 쌍둥이 유무, 초경 시기와 생리주기, 임신 후 증상과 평소 생활습관, 약물 복용 여부, 알레르기 등을 확인하는데 병원에 가기 전 미리 체크해 답변을 준비하면 보다 수월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신체검사

키, 체중, 혈압 등 기본적인 신체검사를 받는다. 신체검사는 정기검진 때마다 이루어지며 이를 바탕으로 임신 기간 중 임신부의 건강 상태와 태아의 발육 정도를 알아볼 수 있다.

▶​혈액 검사 

빈혈과 감염성 질환의 유무, 혈액형 등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임신부의 혈액형이 RH-일 경우에는 태아의 혈액형 인자에 따라 추가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태아의 혈액형 인자가 임신부와 같다면 문제가 없지만 RH+일 경우 용혈반응으로 인해 태아가 유산 또는 사산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분만시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수혈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소변 검사 

소변 속에 단백질과 글루코오스가 없는지 확인하고 임신중독증, 당뇨, 방광, 요도 감염 여부 등을 진단한다. 임신부의 약 15%가 무증상 세균성 뇨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방광염이 생길 수 있고, 임신 중 신우염으로 진행되어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궁경부암 검사 

자궁경부암의 조기 발견 및 치료를 위한 검사로, 임신 중에 시도하면 혹여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임신부가 많지만 전혀 상관이 없다. 자궁경부암의 초기 증상으로 질 출혈 및 냉이 많아지는 증상을 꼽을 수 있는데, 임신 초기 증상과 혼돈될 수 있어 실시하며 이후 출산까지 10개월간 재검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최악의 경우 암세포를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꼭 검사를 받도록 한다.

▶​풍진 항체 검사 

임신부가 풍진에 걸리면 백내장, 청각장애, 선천성 심장 기형 등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고 심한 경우 사산 위험도 있다. 초기 검사에서 항체가 음성으로 나왔다면 임신 중기와 후기에도 반복 재검해 감염 여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태아 목덜미 투명대 

검사 1차 기형아 검사로 임신 10~12주에 시행하는데,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목덜미 투명대의 두께를 측정한다. 투명대의 두께가 3㎜ 이상이면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다운증후군이나 심장 기형일 가능성이 높다. 융모막 융모 검사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와 염색체 이상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경우 시행한다.

 

태아의 선천성 기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로 임신 10~13주에 받는데, 정확도가 99% 이상으로 양수검사보다 일찍 기형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검사 후 약간의 복부 통증이나 출혈을 보일 수 있다.

임신 중기(13~28주)태반이 완성되어 자궁 안쪽에 자리 잡으면서 안정기에 접어들어 유산 위험이 줄어든다. 태아의 발육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자궁의 측정, 태아의 심음관찰 등을 실시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다양한 기형아 선별검사를 통해 태아의 염색체 이상, 척추 및 심장 기형 등 선천성 기형을 진단할 수 있다.

▶​정밀 초음파 검사 

임신 20주가 지나면 정밀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성장 발육 정도, 크기와 위치 등을 진단한다. 얼굴 모양은 물론 뇌, 심장 등 주요 장기를 확인할 수 있어 태아의 기형 여부 진단이 가능하다.

 

▶​임신성 당뇨 및 빈혈 검사 

임신성 당뇨는 양수과다증, 감염 등 난산의 위험을 높이고 태아의 기형, 당뇨, 합병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과거 병력이 있거나 임신 중 체중이 많이 늘어난 경우, 평소보다 소변을 자주 보는 등 증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볼 것. 또한 임신 중기에는 임신부에게 빈혈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빈혈 검사를 재실시한다.

▶​트리플마커 검사, 쿼드 검사

기형아 선별검사로 임신부 혈액 속의 호르몬과 단백질 수치를 통해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등 기형의 위험성을 확인한다. 최근에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트리플마커 검사에 인히빈 A 검사를 추가한 쿼드 검사를 하는 곳이 많다.

▶​양수 검사

기형아 선별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거나 고위험 임신부일 경우 선택할 수 있다. 임신부의 양수에 있는 태아의 세포에서 DNA와 염색체를 추출해 수적·구조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로 임신 15~20주에 시행한다. 초음파로 태아의 위치를 확인하며 임신부의 복부에 주삿바늘을 꽂아 양수를 뽑는다.

 

임신 후기(29주~)분만일이 다가오면서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 시작한다. 초산부일 경우 양수가 터지진 않을지, 태아의 위치가 이상하진 않은지, 예정일보다 지나치게 빠르거나 늦게 분만하는 것은 아닐지 등을 염려하게 마련. 하지만 정기검진을 꼼꼼히 챙기고 필요한 검사를 모두 받았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임신 후기에는 1~2주마다 내원해 골반 및 태아의 위치, 자궁경부의 상태 등을 살핀다.

▶​초음파 검사 

임신 후기에는 초음파를 통해 태아와 태반의 위치를 살펴 정상 분만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태아의 머리가 아래를 향하고 있는지, 거꾸로 있는 역아인지 등을 살피고 양수의 양은 충분한지 등도 체크한다.

▶​태아 안녕 검사 

흔히 ‘태동 검사’라고도 한다. 분만 전 태아의 안녕 상태와 자궁 수축을 확인하는 검사로, 임신부의 복부에 태아 심음 감지 측정 장치를 장착한 후 약 20분간 태아의 심박수 변화를 살핀다. 태아가 움직일 때마다 임신 가 버튼을 눌러 태동을 확인하고 태동과 자궁 수축 및 태아 심박수의 변화를 비교 분석하는 방법이다. 임신성 당뇨나 임신중독증 등 합병증이 있는 임신부나 조기 진통이 의심될 경우에는 중기에 시행하기도 한다.

▶​심전도 및 혈액 응고 검사

분만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 대비해임신부의 건강 상태를 미리 점검하기 위한 검사다.

 

​+선별검사 vs 진단검사, 어떻게 다를까?

태아 기형 검사의 종류는 크게 선별검사와 진단검사로 나뉘는데, 선별검사란 기형 가능성이 높은 태아를 구별하는 검사다. 즉, 기형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검사로 임신부의 혈액을 통해 실시하는 트리플 마커 검사, 쿼드 검사, 태아 DNA 검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선별검사 결과 기형아일 확률이 높게 나왔다고 해도 태아에게 이상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기형일 확률이 높을 경우 진단검사로 재확인하는데 융모막 검사, 양수 검사, 제대혈 검사가 여기에 속하며 정확도는 99% 이상이다. 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진단검사를 하지 않을까?

 

진단검사는 선별검사에 비해 위험성이 높을 뿐 아니라 검사 비용도 배로 들기 때문이다. 양수 검사를 예로 들면 다운증후군 발생률이 1/1000 일 때 양수 검사로 인한 유산율은 1/1000이다. 즉 1명의 다운증후군 태아 발견을 위해 건강한 5명의 아이가 유산될 수 있는 것. 이 때문에 진단검사는 태아가 기형일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임신부이거나 선별검사 이상으로 산모가 추가 진단을 원하는 경우에 부가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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