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다시 하락세…벌크 운임은 1년새 3배 급증

사진=셔터스톡

한진해운 파산과 이로 인한 국내 해운사 신뢰도 하락 등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해상운임으로 국내 선사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올 들어 컨테이너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컨테이너 선사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반면 벌크운임인 BDI(발틱 건화물지수)는 1000포인트 고지를 뚫으며 운임 상승 가도에 있어 벌크선사는 부진 탈피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SCFI(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76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SCFI는 지난 1월 13일 990포인트로 최고점을 찍고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가을 이후 운임이 회복되기 시작해, SCFI 지수는 같은 해 12월 26일 824포인트에서 12월 30일 951포인트로 오르며 상승 기류를 탔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컨테이너 운임이 도로 700포인트대로 떨어진 것이다.  


물론 이는 공급 과잉으로 해상 운임이 바닥을 쳤던 지난해 3월 11일(404포인트)보다는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컨테이너 업황 개선을 확실히 점치지 못하고 있다. 최저 운임이었던 당시보다 운임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공급과잉이 여전한 탓에 1000포인트대였던 2014년 수준으로 올라가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2020년을 넘겨야 당시 운임 수준으로 오를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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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센터장은 “컨테이너 업황이 나아질 거라고 예상은 한다. 공급 과잉이 지난해보다 해소된 건 맞다. 초대형 선박에 대한 신규 발주를 자제하는 분위기의고, 지난해 선복 해체량이 65만 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 단위)고 올해는 64만 TEU가 될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하지만 기존 공급 과잉이 워낙 심해서 단기간 해소될 수준이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 업황은 벌크선 대비해서 여전히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최악은 지났다고 본다. 미국 경제 회복 등이 이뤄지면서 운임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하지만 이를 완전한 업황 회복으로 단정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컨테니어 선사와 달리 벌크선사는 오르는 운임 덕에 전망이 밝다. 벌크 운임인 BDI는 지난 2월 14일 685포인트로 최저점 찍고 한 달 내내 오르는 중이다. 지난 7일 기준 BDI는 1033포인트로 1000포인트를 돌파했고, 지난 17일 BDI는 119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1년 중 가장 높았던 지난 11월 1257포인트에 근접하는 높은 운임이다. 398포인트였던 지난해 3월 21일 BDI와 비교하면 1년 새 3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벌크 운임 상승은 국내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팬 오션에 호재다.  


벌크 시황 개선은 중국발 구조조정 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벌크선 건조 발주를 줄이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발주가 줄어들면  벌크선대 또한 줄어든다. 이는 운임 하락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던 공급 과잉을 해소시킬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요는 견조하게 증가하는데, 공급이 이를 못 따라가니까 운임이 오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중국 광산 구조조정도 벌크업황 개선을 이끈다. 중국이 철광석 수입을 늘리면서 BDI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이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철광석 해상 물동량의 60%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벌크선 시황에서 중국의 철광석 수요와 수입량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라며 “2016년 하반기부터 경제성 낮은 탄광의 폐광이 진행되고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원료탄 가격이 폭등하면서 중국 제강업체들은 호주산 철광석을 수입하여 원가를 절감하고자 했다. 연간으로 중국 철광석 수입량은 지난해 대비 7.5% 증가했고, BDI는 1000포인트까지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수입과 같은) 중국 쪽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BDI 상승이 요인”이라며 “현재 벌크 운반용 중고선가가 오르고 있다. 중고선가가 오른다는 것은 물동량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러한 시황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운임에 먼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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