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마이너스라도 금융사 수수료 챙겨…국민 위한 새로운 금융세제상품 도입을"

금융소비자보호원은 ISA를 폐지해야 한다고 14일 밝혔다. ISA가 근본적으로 소비자가 아닌 금융사가 이득을 보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 사진=뉴스1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ISA가 근본적으로 소비자가 아닌 금융사가 일방적으로 이득을 보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ISA는 수익이 나면 최대 200만원까지 비과세를 해주는 상품"이라며 "그러나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면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금융사에 수수료도 내야 한다"고 14일 말했다.

조남희 대표는 "세제혜택과 만능통장을 내세운 ISA는 본래의 의도에 맞지 않다. 국민을 위한 상품이 아닌 금융사만을 위한 상품구조이기 때문"이라며 "ISA를 조속히 폐지하고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금융세제상품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전국적이고 무기한적으로 ISA계좌 해지 운동을 펼쳐나가겠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ISA 폐지 요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내주 ISA 제도 개선 추진 방향을 밝힐 계획이다. 개선안에는 비과세 한도 확대, 가입 요건 완화, 중도인출 사유 확대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조남희 대표는 "금융위는 ISA의 가입대상 확대와 세제혜택 한도증액 등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실현 가능성도 없고 실현되서는 안되는 방향이다"며 "근본적으로 소비자가 아닌 금융사가 이득을 보는 구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이 출시한 일임형 ISA MP(모델포트폴리오) 47개 중 11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21개 상품이 0%대 수익률이었다. 은행이 챙긴 수수료는 평균잔액의 0.1%~2.37% 수준이다.

금융위원회는 "전체 ISA 가입계좌 중 신탁형 ISA(투자자 자기주도형)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다. 10%에 불과한 일임형 ISA의 공시수익률을 근거로 전체 ISA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또 ISA는 3~5년의 장기 투자상품이다. 몇개월의 단기 수익률로 ISA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조 대표는 "신탁형 ISA의 경우도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더라도 금융사가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는 같다"고 말했다.

 

ISA는 출시 초기 반짝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곧 가입자가 급감했다. 지난해 7월 ISA 가입자는 1만7000명으로 대폭 줄었다. 최근 상황이 악화됐다. 가입자가 순감했다. 지난해 12월 1만5075명이 줄었다. 지난달에는 2만9000명 순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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