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7%↑…삼성전자, 현대차 공장 증설

인도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도로를 걷는 소도, 인력거인 릭샤도 찾기 어렵다. 글로벌 기업이 인도로 몰리고 있다.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에 있는 도시 구르가온에는 현재 빌딩 공사가 한창이다. 구르가온 스카이라인은 글로벌 기업을 품고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인도는 강력한 소비시장과 함께 저렴한 노동력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도는 1998년 이후 2007년까지 브릭스(BRICs) 국가 중 중국(9.9%) 다음으로 높은 7.1%의 연평균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매년 7% 넘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를 제외한 BRICs 국가 대부분이 경제 침체에 빠진 것과 대조된다.

국내 기업도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95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약 34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있는 스마트폰 및 가전제품 생산 공장을 증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3억 인구 중 7억이 절대 빈곤층이지만, 그래도 큰 시장”이라며 “열심히만 하면 모두가 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 밀집 단지 전경. / 사진 = 배동주 기자

현대차그룹은 올해 기아차 생산 공장을 인도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지만, 인도 시장은 연평균 5%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효성 인도법인은 매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주력인 스판덱스 원사 판매량 목표치를 지난해 1300t에서 1500t으로 확대했다.

박동성 효성 인도법인장은 “2007년 90t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10년 사이 14배 넘게 뛰었다”면서 “올해도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변압기, 차단기,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전력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인도 건설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고 2012년 인도에 진출한 알루미늄 신형 거푸집 제조기업 에스폼은 매년 성장 목표를 전년보다 200% 높게 잡고 있다. 특히 에스폼은 지난해 경쟁 격화 및 가격 경쟁력 저하로 매출 감소를 겪었음에도 지금까지 꾸준히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해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운영하는 뉴델리 수출인큐베이터를 찾는 기업도 늘고 있다. 수출인큐베이터는 KOTRA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함께 인도 뉴델리에 설치해 운영 중인 시장개척 지원 서비스로 현재 14개 중소기업이 들어와 있다. 최정현 한국알루미늄 인도법인장은 “인도는 세법이나 행정절차가 복잡해 지원을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김희중 한국수출인큐베이터 소장은 “인도가 매력적이고 좋은 시장인 것은 확실하지만, 쉬운 시장은 절대 아니다”면서 “성공 기업의 노력이나 전략을 충분히 분석하고, 행정절차와 인도 문화 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으면 인도 시장에서 성공은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 하리아나주 구르가온 내 글로벌 기업 밀집 단지에서 삼성전자가 옥외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 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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