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반토막 수준으로 저하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이 얼어붙었다. 매매거래량은 한 달 전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거래절벽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의 11·3대책과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관망세 확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번달(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총 4090건으로 하루 평균 163건이 사고 팔렸다. 하루평균 304건이 거래된 지난해 12월(총 9420건)보다 한달 사이에 46.3%(141건)이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175건)과 비교해봐도 7%(12건)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7월(1만4093건)과 비교했을 땐 하루 평균 매매 거래량이 64%나 급감했다. 

지역별로 강동구 거래량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지역은 지난 달 하루평균 38건의 매매거래가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 7건으로 한달 새 거래량이 82%나 줄었다. 고덕동 고덕주공, 둔촌주공, 삼익그린맨션1차 등 재건축이 본격화하면서 급증했던 매수세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위축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어 구로구가 27건에서 8건으로 78%가 줄었으며 △중랑구 71% △마포구 65% △양천구 61% △용산구 40% 등도 거래 침체 현상이 심했다.

지난해 11·3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구 거래시장도 침체된 분위기다. 지난달 강남구 일평균 매매 거래량은 16건이었지만 이달 들어 9건으로 44%나 줄었다. 송파구도 거래량이 41% 감소했다. 내년부터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수익성이 떨어질 게 우려되자,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단지 중심으로 일부가 거래되며 그나마 최저 수준은 면했다.

통상 1월은 이사수요가 적어 계절적 비수기로 꼽힌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이사철인 설 명절을 지나고 나서부터 올 한해 주택 매매 거래시장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현재는 겨울철이라 이사 수요가 줄고, 설 명절을 앞두고 있어 시장이 잠잠하다"며 “설 이후 일반분양에 나서는 재건축 단지의 분양성패에 따라 전체 주택시장의 향방이 갈린다. 다만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적기 때문에 올 한해 거래량 감소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의 각종 규제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에 집값도 주춤거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1·3 대책 이후 8주 간 하락 및 보합세를 이어왔다. 지난주 급매물 위주로 매물이 소진되면서 대책 이후 처음으로 매매가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주택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가 마땅히 없어 이 역시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과 현재의 국정불안, 국내경제 저성장 등이 부동산시장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당분간 매매시장은 박스권 내에서 제한적인 변동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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