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성장세 신한보다 2배 이상 높아…은행 의존도 높아 수익구조는 불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KB금융 제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국내 리딩 뱅크 타이틀을 걸고 벌이는 경쟁 구도가 올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수익 면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여 두 지주사간 수익성 싸움에 금융권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업태별로 은행 의존도는 KB금융이 더 심하다. 경기 침체로 인한 은행 수익 악화가 KB금융 수익 사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와 KB지주가 기록한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1627억원, 1조7270억원이다. 신한금융이 KB금융보다 4357억원 더 많은 수익을 내며 1위 리딩 금융지주 지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201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신한금융은 1조9630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조3756억원을 벌어들였다. 당시 격차는 5874억원이다. 1년만에 격차가 1500억원이나 좁혀진 것이다.

또 KB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015년과 비교해 25.5% 늘었다. 반면 신한지주가 기록한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015년보다 10.1%만 증가했다. KB금융 수익 증가세가 신한금융보다 2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2조6472억원, 2조2968억원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체 결산에서도 국내 금융지주 수익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수익성 1위 기록은 9년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역시 격차는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격차는 3500억원으로 예상된다. 2014년(6800억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부터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수익구조 다변화를 외치며 비이자이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KB금융의 비이자이익 증가세는 신한금융보다 크다. 지난해 3분기 KB금융 비이자이익은 3100억원이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4117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성적이 더 좋았지만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KB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2015년보다 102% 증가한 것과 반대로 신한금융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비은행부문에 힘을 실어 신한금융과의 수익 거리를 더 좁힐 계획"이라며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해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차례로 인수했다. 수익 격차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점이 1위 리딩 뱅크 탈환 시기를 더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KB금융 당기순이익에서 은행 비중은 72%를 차지했다. 2015년과 비교해 15%포인트 늘었다. 

 

반면 신한금융은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은행 비중은 65%로 KB금융보다 7% 낮은 수준이다. 2015년(58%)과 비교해도 7%밖에 늘지 않았다. KB금융 은행 의존도 심화가 신한금융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올해 저금리·저성장 기조 등으로 경기 침체가 더 심해지게 되면 은행 수익 악화로 KB금융이 받을 타격이 심한금융보다 심각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구조는 신한이 더 탄탄하다는 뜻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인건비 관리와 리스크 관리, 영업력 차이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며 "은행 비중도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2800명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을 줄여와 앞으로 수익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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