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보기 기업총론편]⑫ 포스코, 업황 악화에 신음
  • 김현우 기자(with@sisajournal-e.com)
  • 승인 2016.09.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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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늘고 현금 보유액 크게 줄어

 

포스코는 1968년 4월1일 설립된 포항종합제철가 모태에요. 강판 등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이 주 업무죠. 그러다보니 주로 기업을 상대로 장사하는 회사랍니다. 포스코는 산업화 초기인 박정희 정부 시기, 급증한 철강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죠. 박정희 정부 때 ‘중화학 공업’을 육성했다는 얘기는 한번 쯤 교과서에서 보셨을 거에요. 

포스코 설립과정은 다소 복잡해요. 그때 우리나라에 돈이 없으니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 철강공장을 세워야 했어요. 그런데 세계은행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어요. 국내에 채산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죠. 돈을 얻어낸 곳은 다름 아닌 일본이랍니다. 1965년 이른바 ‘김종필·오히라 메모’로 불리는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되면서 식민지배에 따른 배상금을 받았거든요. 그 돈으로 제철소를 세운거죠. ‘철강왕’ 박태준 전 회장은 생전에 “선조의 핏값으로 세운 회사니 실패하면 영일만에 빠져죽자”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기업가도 비장한 말을 던지던 때였나 봐요.

코스피 시가총액 10위이자 국내 1위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 순손실을 기록했어요. 철강업 자체가 불황이기 때문이죠. 올해도 상황이 좋지 않아요. 원료가격이 하락했단 점도 뼈아팠다는 지적이에요. 올해 포스코를 둘러싼 세계 시장 상황도 어두워요. 미국은 한국산 열연강판, 냉연강판에 최고 61%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어요. 한국의 값싼 전기요금, 국책은행의 지원, 세제 혜택에 문제제기를 했다네요. 포스코는 미국에 판매하기로 한 물량을 다른 나라로 돌리거나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잘 해결될지는 의문입니다.

일단 당장은 숨을 돌린 모습이에요.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중국 철강시장 구조조정 덕에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이죠.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에요. 9.04%의 지분을 갖고 있죠. 소액주주비율이 63.65%나 되요.
 

올해 상반기 포스코는 영업이익 1조3383억원을 거둬들였어요. 지난해는 1조4170억원이었죠. 5.6%가 줄어든 거에요. 매출은 더 크게 줄었어요. 지난해 30조원이던 매출은 올해 25조원으로 크게 줄었어요. 16.4%나 감소한거죠. 중국산 저가철강재 유입이 지속되면서 실적 회복이 더뎌졌어요. 중국에서 공급 과잉에 대아무래도 업황의 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겠죠?
 

포스코 금고에 돈이 줄었어요. 상반기 시작할 때보다 1조2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갔어요. 포스코는 반기말 기준으로 현금 3조 67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요. 한국전력(3조3600억원)과 비슷한 규모죠. 투자를 볼까요? 포스코가 투자활동으로 쓴 돈은 2조 7000억원이에요. 삼성전자나 한국전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꽤 많은 돈을 투자에 썼다고 보면 되는 거죠. 그만큼 포스코가 투자여력이 있었다고 봐야겠죠? 올해 초부터 철강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된 게 주된 동력이에요. 중국발 효과가 컸는데요, 중국 정부가 감산 조치를 행하면서 중국산 철강재 가격이 올랐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공급과잉이 줄어들어 가격도 상승 탄력을 받은 거죠. 다만 쓴 돈에 비하면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흐름은 다소 아쉬워요. 3조3000억원이거든요. 그래서 상반기초 4조8000억원을 가졌던 포스코는 상반기말에 3조 6000억원을 갖게 됐네요.
 

상반기 포스코 이익잉여금은 40조5800억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다음으로 많아요. 주식발행초과금은 4600억원으로 적은 편이에요. 이익잉여금이 많다는 건 그만큼 돈을 쌓아뒀다는 얘기겠죠? 포스코 투자여력도 여기서 비롯된 거라 보아야 해요. 사실 포스코도 미래 먹거리가 필요해요. 철강산업 업황이 좋지 않거든요. 중국의 공급과잉이 가장 치명적이에요. 중국 정부 감산조치가 곧바로 포스코 영업실적 개선으로 연결된걸 보면 중국 효과가 얼마나 큰지 아시겠죠?

조선업 침체도 포스코의 미래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에요. 포스코가 상대해야 하는 주요고객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거든요. 이중 대우조선해양이 위기라는 소식은 여러분들도 아마 한번쯤 최근 뉴스에서 들어보셨을 거에요. 다 망해가는 회사에 밑빠진 독 물붓기처럼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고발도 접하셨을테구요. 포스코도 속앓이에 힘겨웠어요. 생각해봐요. 내가 물건을 팔아야 할 VIP 고객이 갑작스레 빈털터리가 돼버리면 얼마나 가슴이 쓰리겠어요.

물론 포스코가 이걸 모르는 건 아니에요. 2014년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2017년까지 총 149건의 구조조정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혔어요. 실제 성과도 있어요. 권 회장은 지난해에도 계열사 38개를 구조조정했어요. 또 올해 상반기에도 7개를 더 정리해버렸죠. 구조적 불황을 구조조정으로 돌파하겠다는 생각인 거죠. 일단 올 상반기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 같네요.

등기 임원 연봉을 볼까요? 포스코 등기 임원 12명은 올해 1인당 1억 200만원을 받았어요. 억대 연봉이라 부럽긴 하지만 사실 다른 기업 임원과 비교하면 높은 액수는 아니에요. 굳이 삼성전자(18억원)와 비교할 생각은 없어요. 같은 ‘공기업 졸업생’인 한국전력과 견줘볼까요? 한국전력 임원들은 2억1700만원을 받았으니 포스코의 딱 2배네요. 지난해 12억원의 연봉을 수령한 권오준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가 5억원 미만이래요. 다만 지난해에도 상반기에는 5억원 미만이었으니 올해가 지나봐야 그가 1년 간 얼마를 수령했는지 알 수 있겠죠?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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