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CGV 거점시장 공략 나서…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서 합작영화 등 선보여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교류사업이 늘고 있다. 중국 이후의 새 거점 시장을 찾기 위해서다. 사진은 CJ E&M이 27일 인도네시아에서 개봉하는 합작영화 '차도차도'의 한 장면. / 사진=CJ E&M 제공

 

콘텐츠업계와 당국이 아시아시장에서 ‘포스트 차이나’를 찾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주력 시장은 인구가 4억명에 이르는 동남아 3국(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이다. 이들 국가들의 콘텐츠시장 성장률도 돋보인다. 주요 콘텐츠 기업 뿐 아니라 정부도 본격 공략 방안을 시행하는 모양새다.

11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교류사업이 늘고 있다. 중국 이후의 새 거점 시장을 찾기 위해서다. 특히 콘텐츠산업을 주관하는 당국과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최근 당국과 업계가 동시다발적으로 뛰어드는 시장은 인구 2억 5300만명(세계 4위)의 인도네시아와 인구 9430만명의 베트남(세계 14위), 6800만 인구를 가진 태국(세계 20위)이다. 세 국가만 합쳐도 4억 인구시장을 갖춘 셈이다.

실제 이들 국가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권역은 세계 콘텐츠 시장 성장률(5%)을 크게 웃도는 8.8%의 고속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낮은 진입 규제와 한류에 대한 호의적인 환경도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고 있는 시장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지원책도 시작된 모양새다. 문체부는 인도네시아에 개장한 케이(K)-콘텐츠 수출지원센터가 11월부터 국내 콘텐츠기업의 현지 판로 개척과 투자상담, 시장정보 제공 등 본격 지원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6일 정식 개소됐다.

앞서 문체부는 4월 중국·일본 시장에 대한 콘텐츠 수출 편중에 따른 해결 방안으로 ‘콘텐츠산업 동남아시장 진출·확대 전략’을 수립‧발표했었다.

이미 개소식이 열린 인도네시아 패션교육센터도 11일부터 직업교육과정과 전문디자인 과정 운영을 시작한다. 이 센터는 인도네시아 반둥 공과대학교에 설립됐다. 문체부와 인도네시아 창조경제위원회가 체결한 ‘한-인니 창조산업 협력 양해각서’ 후속조치로 마련된 센터다.

또 이 센터와 함께 구축된 케이-라운지에서는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태블릿과 가상현실(VR) 기어, 홈시어터 등 정보통신기술(IT) 기자재를 이용한 체험형 한류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6일부터 8일까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인도네시아 케이-콘텐츠 엑스포 2016’도 열렸다. 이 엑스포는 올해 처음 개최됐다. 전시체험관 뿐 아니라 케이-콘텐츠 페어, 케이팝(K-POP) 쇼케이스, 비즈니스 상담 등이 진행됐다.
 

CGV도 성장 중인 인도네시아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CGV 인도네시아 20호점. / 사진=CGV 제공

 

콘텐츠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CJ E&M은 아예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을 성장 잠재력이 큰 거점 국가로 지정해 합작영화 제작에 나선 상태다.

당장 상륙이 가시화 된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CJ E&M은 오는 27일 인도네시아에서 동명의 소설로 출간돼 큰 인기를 얻은 한-인도네시아 합작영화 ‘차도 차도’를 개봉한다. 이 영화는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일과 사랑을 다룬 인도네시아 최초의 메디컬 로맨스 영화다. 또 CJ E&M과 현지 제작사가 기획, 투자, 제작, 마케팅까지 공동으로 협업한 첫 번째 한-인도네시아 합작영화다.

앞서 CJ E&M은 영화 ‘내 마음의 복제’의 공동제작과 해외 세일즈를 맡아 인도네시아 시장에 간접 진출한 바 있다. 이 영화는 ‘제 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인도네시아 영화 중 역대 두 번째로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CJ E&M 측은 내년에 5편 내외의 인도네시아 합작 영화를 개봉한다. 11월에는 태국에서 합작 영화를 선보인다.

이런 행보에 대해 중국 시장에서의 합작 경험이 CJ E&M의 자신감을 키우는 대목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M은 이제 막 JV나 독자법인을 통해서 첫 현지영화 개봉을 계획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대비해 확실히 중국시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장점”이라며 “해외프로젝트는 작년 4편, 올해 예상 10여편으로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지역적으로도 중국 외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 중”이라고 분석했다.

극장체인 CGV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역시 핵심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의 올해 영화 성장세는 도드라진다. 관객수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급성장했다. CGV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 20호점을 개장했다.

김현용 연구원은 “2007~2016년 기간 역대 인도네시아 영화 흥행 Top 10에 올해 영화만 이미 4편이 포함됐다”며 “인도네시아 시장은 아직 경제규모, 인구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은 수준이다. 1인당 연간관람횟수는 0.3회에 불과하다. 인구가 한국의 5배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시장의 6분의 1에 불과한 인도네시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잠재력이 가늠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CGV는 올해 인도네시아에 8개 극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약 600억 원이다. 지난해에는 약 340억 원의 매출을 나타냈었다. 관객 목표도 1000만명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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