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개월간 4만4809건 거래,1년전보다 10%↓…경기권 입주 아파트 급증 영향
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서울 전세난 속에서 실수요자로부터 각광받은 빌라 거래가 주춤하고 있다. 공급물량이 많은데다 인근 경기권의 경우 내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올해 대비 2배 이상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풀려나는 등 서울 소재 빌라를 대신할 대체 거주지가 급증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29일)까지 총 9개월 간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은 총 4만4809건이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4만9787건이 거래된 것에 비하면 10% 감소한 수준이다.
빌라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전세난 속에서 거주지를 구하지 못한 실수요층의 관심을 받으며 급성장했다. 특히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료와 관리비 부담이 적어 주택 매입 및 유지비용을 줄이려는 신혼부부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빌라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하남, 위례, 김포 등 서울 인근 신도시의 입주물량이 대거 풀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017년과 2018년 경기권에서는 각각 12만60가구, 14만6500가구의 입주물량이 공급된다. 서울 근교의 경기권에선 빌라 값의 신축 아파트가 올해 입주물량(8만5190가구)보다 40%, 72%나 많다.
이같은 이유로 빌라 시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른바 갭투자를 하던 투자자들도 빌라에서 손을 털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의 빌라를 전세를 끼고 구입한 뒤 가격이 오르면 매도하는 형태로 돈을 벌었지만, 시세하락과 환금성이 떨어지면서 투자금 회수가 불확실해지자 고개를 돌리는 상황이다.
빌라시장 사정이 좋지 않자 신축을 시도하는 이들도 줄고 있다. 동작구 사당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반 년 넘게 미분양인 빌라도 수두룩하다”며 “2~3년 전만 해도 단독주택을 허물고 빌라를 지으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분양이 시원치 않아서인지 신축빌라 공사 현장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