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와 소통 통한 수시 업데이트로 지속적 인기몰이…순위 고착화로 신작 투자 소홀해질 우려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출시된 지 1~3년이 지난 장기 흥행 게임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 사진=구글

 

모바일게임 시장에 ‘장기 흥행’ 열풍이 불고 있다. 최고 매출 순위가 시시각각 변하던 상황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상위권에는 출시된 지 1~3년이 지난 게임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21일 기준 플레이스토어 최고 매출 게임 순위를 살펴보면,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가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게임 모두 넷마블에서 개발한 게임으로 모두의마블은 2013년 출시됐으며 세븐나이츠는 2014년 출시된 게임이다. 3위를 기록한 웹젠의 ‘뮤 오리진’ 역시 지난해 5월 출시됐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모두의마블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뮤 오리진과 세븐나이츠도 10위권 내에 머물고 있다. 이밖에도 게임빌이 개발한 ‘별이되어라’와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역시 2년 넘게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과거 모바일게임은 잠깐 즐기는 게임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PC 온라인게임과 비교해 인기 게임 교체 주기가 굉장히 빠른 편이었다.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에 인기 순위 권 내에서 오랜기간 머무는 게임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캐주얼 게임위주에서 역할수행게임(RPG) 위주로 모바일 시장이 재편됨과 동시에, 중대형 게임업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업데이트 작업이 수시로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매출 상위권 게임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RPG 장르인 상황이다. RPG는 다른 이용자들과 경쟁하며,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타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비용이 든다.

아울러 유저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업데이트도 장기 흥행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대형 PC 온라인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규모 시즌 업데이트를 최근엔 모바일게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업체들이 그만큼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이제는 게임성 뿐만 아니라 운영도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유저들과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게임을 개선해 나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게임을 잘 만들어 소수의 유저에게 판매하는 방식이었다”며 “지금은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해, 최대한 많은 유저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이후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세븐나이츠는 2014년 출시 이후, 지난 2년 동안 총 110번 이상의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의 매주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영웅 200여종, 영지 5곳 등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추가했으며, 공성전, 레이드, 각성 등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시스템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세븐나이츠는 출시 후 양대 스토어 매출 부문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출시 초기부터 유저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매주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주단위 업데이트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특정 게임들의 장기 흥행에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과거 모바일게임 시장은 스타트업과 같은 소규모 개발사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도 충분히 진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 개발사들이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는 대형 개발사들의 물량 공세에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카카오플랫폼과 함께 성장한 소규모 개발사들은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기존 흥행 게임에만 집중하다 보니 신작 게임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과거에는 개발비용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대형 업체들이 모바일 시장에 진입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아무래도 안정적인 대형 업체들에게만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모바일게임 분야도 PC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순위권이 고착화 되고 있다”며 “장기 흥행 게임의 아성을 무너뜨릴 만한 획기적인 게임이 출시되지 않는 한 매출 순위 상위권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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