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 감소…철강·주택·자동차산업 타격 불가피

자료=포스코경영연구원

 

한국은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인구절벽’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생산가능인구의 변화는 철강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는 철강소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및 자동차의 주된 소비계층이 생산가능인구이기 때문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최근 ‘철강산업에 다가오는 인구절벽 충격’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진단했다.

올해 370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는 내년부터 줄어들 전망이다. 출산율 역시 세계 최저 수준 (2015년 합계출산율 1.24명)이며, 지난해 신생아 수도 43만9000여명으로 1980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한국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다. 2017년부터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상회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부터는 초고령사회 혹은 후기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상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인구절벽 충격을 경험한 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보면 인구절벽 영향이 가장 큰 산업은 철강의 주된 수요처인 건설과 자동차산업 등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1995년 8659만5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7696만명까지 줄었다. 20년 사이 주요 소비층 약 1000만명이 줄어든 셈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자 신규 주택 건설과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일본의 철강 소비는 생산가능인구가 가장 많았던 1995년의 8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 및 산업구조, 경제성장 방식의 유사성을 감안할 때, 한국 철강산업 역시 일정 시차를 갖고 일본의 경로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내 철강 수요의 42%는 건설, 19%는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다. 인구절벽을 맞이하면, 자연스레 철강 수요도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철강소비는 지난 2008년(6101만톤)에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5835만톤까지 떨어졌다. 조강(가공되지 않은 강철) 생산량도 2014년 최대치(7154만톤)를 기록한 후 지난해 6976만톤으로 줄었다.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한국보다 앞선 지난해부터 인구절벽에 진입한 점도 악재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후 수출량을 급격히 늘린 일본 사례를 볼 때, 중국의 철강재 수출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이 내수·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동향분석센터 정철호 수석연구원은 “인구측면에서 볼 때 국내 및 세계 철강수요의 중장기 전망이 상당히 어두우며, 이를 고려한 ‘철강사업 장기생존 플랜’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수석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인도, 동남아, 중동 지역의 철강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지역 대상 사업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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