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파이어’로 중국서 대박…차기작 부담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회장. / 사진=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33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만 보면 국내 5위 게임업체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론 넥슨에 이어 2위다. 영업이익률은 55%로 업계 1위다. 일반인에게 스마일게이트는 생소한 게임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비상장사인데다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 1인칭슈팅(FPS)게임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한 곳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회장은 1999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지원을 받아 e러닝업체 ‘포씨소프트’를 창업했다. 하지만 수익 악화로 2년만에 사업을 정리한다. 이후 2002년 자본금 1억원으로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하게 된다.

◇FPS게임 크로스파이어, 중국서 흥행 대박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5월 국내 오픈베타 서비스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에선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국내 시장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FPS게임 ‘서든어택’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하기 시작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현지화에 몰두한다. 현지 서비스사인 텐센트와 긴밀한 협업으로 진출 초창기부터 현지 시장을 집중 분석하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들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인이 붉은색과 황금색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당시 FPS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붉은 색과 황금 색을 두른 총기들을 선보인다. 아울러 여성 캐릭터들에는 중국 전통 의상을 입히고 중국어 간판, 중국풍 건물을 맵 곳곳에 등장시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듬해 중국에서 동시 접속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게 된다.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곳곳에 진출한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회원 5억명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전 세계 동시접속자 60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디지털게임 시장 조사기관인 슈퍼데이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크로스파이어는 전 세계 매출 11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F2P(Free To Play: 부분 유료화 모델) 1순위에 올랐다.

 

스마일게이트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FPS게임 크로스파이어. / 사진=스마일게이트

 

◇모바일 부문에선 흥행 부진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바탕으로 PC 온라인게임 시장에선 승승장구했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게임 배급 부문인 스마일게이트인터넷과 모바일 게임사 팜플을 통합해 2014년 9월 출범했다. 이후 메가포트는 온라인·모바일 게임 배급·서비스(퍼블리싱)와 모바일게임 플랫폼 사업을 담당해왔다. 메가포트는 지난해 매출 390억원, 영업손실 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손실액 69억원에서 4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메가포트는 지난해 6월 ‘스토브’를 시장에 선보였다. 스토브는 게임 개발 단계부터 마케팅, 운영 등을 지원하는 모바일게임 플랫폼이다. 출시 1년이 지난 지금 서비스 중인 게임은 4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모두의불금’, ‘거신전기’ 등 모두 메가포트가 퍼블리싱한 게임들이다.

메가포트가 퍼블리싱한 모바일 게임들의 성적도 부진하다. 메가포트는 ‘모두의불금’, ‘거신전기’ 등 모바일게임 6종을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서비스 중인 게임 6종 가운데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00위권에 안착한 게임은 전무하다.

2년 전 인수한 모바일 게임사 선데이토즈 역시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한 채 투자 손실만 입혔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14년 3월 선데이토즈 지분 20.7%(주식 666만주)를 1206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스마일게이트는 선데이토즈를 통해 모바일게임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선데이토즈는 대표작인 ‘애니팡1’을 넘어설 후속작을 내놓지 못했다. 선데이토즈의 최근 주가는 인수 당시보다 45% 가까이 떨어지면서 600억원에 가까운 평가 손실을 냈다.

◇크로스파이어 IP 다각화 및 차기작 준비…창업 지원에도 열중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크로스파이어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해 후속작, 모바일게임, 영화제작 등에 집중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지난해 10월 국산게임 최초로 할리우드 제작사인 ‘오리지널 필름’과 제작 계약을 맺었다. 향후 할리우드 배우가 출연하는 실사 영화로 제작 될 예정이며, 현재 작가 섭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스파이어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은 이미 중국시장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텐센트가 제작한 ‘크로스파이어 모바일(천월화선: 창전왕자)’은 중국 시장에 출시돼 현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톱10을 유지하며 크로스파이어 IP의 저력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또 다른 크로스파이어 IP 기반 모바일게임인 ‘천월화선: 중반전장’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천월화선은 중국 업체 룽투게임즈가 현지에 서비스할 3인칭 슈팅게임으로 현재 중국에서 비공개테스트(CBT)를 진행중이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게임업체 치후360과 더나인의 합자회사인 오리엔탈샤이니스타와 크로스파이어의 후속작 ‘크로스파이어2’의 중국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 규모만 5억 달러(한화 약 5800억 원)으로 역대 국내 게임 수출 계약 최대금액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아울러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로스트아크’도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RPG로 2014년 ‘지스타’를 통해 공개된 후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다채롭고 방대한 세계관, 핵&슬래시 방식의 호쾌한 전투, 개성적인 캐릭터 성장이 특징이며, 2016년 하반기CBT를 앞두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청년창업지원센터 ‘오렌지팜’은 서울 서초, 신촌과 부산센터에서 60여 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사무공간 제공은 물론 권혁빈 회장과 스마일게이트의 임원들이 인재 채용과 관리, 투자, 서비스 확장 같은 사업 영역부터 건강이나 스트레스 관리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조언해준다. 지난 5월에는 중국 현지 보육센터 ‘이노즈’와 협약을 맺어 중국 스타트업 육성에도 뛰어들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로스파이어는 해외 현지화의 대표 성공 사례”라며 “많은 업체들이 스마일게이트 해외진출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매출 대부분이 크로스파이어에서 나오는 구조라 이번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차기작의 성공 유무가 회사의 앞날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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