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현장단속‧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에 강북 반사이익 효과

정부의 중도금 대출규제 발표로 수요자들이 분양가 9억원을 넘지 않는 비 강남권으로 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주말 개관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견본주택 / 사진=대림산업

 

 

강남 고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주택시장이 최근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상승세는 위축된 반면 비강남권 분양시장은 관심을 받으며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이다. 이는 최근 정부가 과열된 분양시장 불끄기 대책으로 내놓은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발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재건축 아파트 상승폭은 2주전 0.52%에서 0.36%로 0.16%p줄어들며 오름세가 위축됐다. 특히 잇단 고분양가 분양으로 서울 전체의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의 호가 상승세가 멈췄다. 그동안 부르는 게 값이 돼 한달 새 1억원 넘게 오르는 등 매도자 우위의 흐름을 보였지만 정부의 현장단속과 규제발표 시기를 기점으로 거래가 뚝 끊겼다.

반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정부의 발표 이전과 이후가 거의 동일한 오름폭을 유지했다. 2주 전 집값 상승폭 0.19%였고 지난주에는 0.18% 상승하면서 대동소이한 수준을 보였다. 강남 재건축 시장의 하락폭을 일반 아파트 상승세가 만회한 셈이다. 1차적으로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 대한 투자자금 흐름이 서울 비강남 일반아파트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 주말 비강남 지역에서 개관한 서울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견본주택에는 구름인파가 몰렸다. 거센 폭우에도 불구하고 일일 평균 1만3000명이 다녀갈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고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밝혔다. 이 아파트는 입주자 모집공고를 6월 말에 실시했고 분양가가 9억원 이하, 중도금은 6억원 이하이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이날 1순위 청약을 넣을 예정이라던 한 시민은 “강남 쪽에 청약을 넣으려다가 뉴스를 보고 이쪽으로 마음을 돌렸다”며 “국립현충원만 지나면 바로 반포동이어서 강남 생활권이니 수요자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중도금 대출까지 되니 괜찮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중도금 대출규제 발표로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단기적 충격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비 강남권 아파트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최근 국토부의 강남 시장조사, 대출규제 직격탄에 따라 비 강남권 분양시장이 일정부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재건축에서 일반 아파트로 확실히 물꼬를 튼건지, 일시적 현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8일 ‘디에이치아너힐즈’가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한다. 이 아파트 분양 매물인 70세대는 평균 평당가가 4400만원대로 분양 세대 전부가 9억원을 초과한다. 정부가 시장 안정화 타깃으로 삼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데다, 정부의 중도금 대출규제 발표 이후 첫 분양 단지여서 하반기 주택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기에 보다 정확한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