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대상…펀드매니저 지원시스템 구축도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펀드매니저 양성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어서 주목된다. 그 스스로 “우연히 펀드 투자의 길을 가게 됐는데 거기서 내 끼를 살릴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펀드매니저가 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지난 10일 시사비즈와 인터뷰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 맞는 끼가 있다. 기사를 잘 쓰는 끼, 요리를 잘 하는 끼가 있는 것처럼 운용을 잘 하는 끼가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인재 배분 시스템이 불충분해 그 끼를 살리지 못한다.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는 조물주가 우리에게 준 끼가 한계를 벗어나 활성화할 기회를 주고 있다. 나는 모바일 디지털 공간에서 펀드매니저의 끼를 살려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선 금융투자협회의 시험을 통과하고 또 운용사나 자문사의 입사해 운용역으로 발령을 받지 않으면 펀드매니저가 될 수 없다. 그만큼 인위적 진입장벽이 높다.
이에 반해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강 회장은 증권사에 들어가 투자를 배운 뒤 외환위기 때 대박을 내고 운용회사를 차려 성공했다. 펀드매니저의 자질은 시험으로 키워지는 게 아니란 얘기다.
“펀드 매니저는 끼가 있어야 한다. 경영자적 통찰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 통찰력을 종목을 찾아야 한다.”
강 회장은 일반인들에게 종자돈을 빌려주고 운용하게 하는 방법으로 끼 있는 펀드매니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우리가 100억 내서 1000만원씩 운용하라고 나눠주면 1000명에게 기회를 주는 게 아닐까. 거기서 5% 이상 수익 내면 30%씩 가져가게 하는 식으로…. 물론 아무 종목이나 사면 안되니 우리 유니버스 200여 종목 가운데 몇 개 업종, 몇 종목 이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도록 조건을 제시하는 거지. 그 안에서 마음껏 자신의 끼를 발휘하도록 할 생각이다.”
강 회장은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운용의 속성이라고 했다.
“우리는 참여자들이 그 안에서 어떻게 운용하는지 속성을 보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주가수익율(PER)를 중시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PBR를 중시할 수도 있고. 이들 지표를 평균 이하로 유지하고 있는지 등 그런 속성을 보려고 한다. 또 각자의 속성을 DB화한 다음 속성이 확실한 사람에게 그런 속성을 원하는 고객을 배정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 방법으로 펀드매니저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속성을 가진 참여자를 다수 확보할 수 있다면 펀드의 안정성을 훨씬 높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대해선 이미 3년 전에 특허도 받았다고 한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지금 이에 대비한 사전 작업으로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톰슨 에프앤가이드 등 네 곳의 데이터를 받아 재무데이터와 가격데이터 뿐 아니라 각종 변수의 상관관계 데이터들을 집약해 펀드매니저가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올라갈 때 어떤 종목이 수혜를 받고 어떤 종목은 이익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바로 알려주는 식이다. 2개월 전 발주했고 10월에 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이다.”
강 회장은 먼저 내부 위험관리 모델로 쓰고 2~3년 후 개방해 외부 참가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펀드매니저 양성 프로그램은 2018년 이후에나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장기적으로 이 운용시스템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상의 자산배분(Asset allocation in mobile network)이다. 이 시스템이 갖춰지면 전 세계에 운용시스템을 수출할 수도 있다. 매니저가 시장의 선택을 받아 운용하면 된다.”
강 회장은 “행복한 사람은 삶의 활동 가운데 자신과 궁합이 맞는 게 많은 사람”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스포츠조차 다양한 것을 경험해야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을 수 있다며 사옥 내에 스포츠 클라이밍 설비까지 갖춰놓았다. 끼 있는 펀드매니저 발굴도 그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