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이냐, 자금조달 극대화냐 딜렘마…호텔업종 비교주가는 약세

 

호텔롯데 상장을 앞두고 상장후 시가총액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사진=뉴스1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 몸값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호텔롯데는 올해 기업공개 시장의 최대어인 동시에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어서다.

11일 IB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다음주중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공모가 산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이 었어 호텔롯데가 상장을 통해 조달할 금액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증권투자 업계에서는 호텔롯데가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면서 기대했던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호텔 업종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공모가 산정시 비교대상 기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호텔신라 역시 올해 주가는 지난해에 비해 약세다. 지난해 9월말 호텔신라 주가는 11만원을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됐다. 호텔신라의 11일 종가는 7만1200원이다. 단순계산으로도 35% 이상 하락했다.  호텔신라의 올해 평균 주가는 6만8700원 수준이다. 

올해 1월 이후 호텔신라 주가 추이 / 표=시사비즈

 

호텔신라는 호텔롯데와 사업구조 면에서 가장 비슷한 업체다. 지난해 호텔롯데 매출액 5조1319억원 가운데 84.3%인 4조3240억원은 면세사업부에서 나왔다. 호텔사업부 매출은 5520억원으로 10.8% 수준이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면세유통 매출액은 2조931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90.1%를 차지한다. 호텔사업 매출액은 2777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8.6%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해도 호텔롯데는 뒤늦게 상장하는 알짜 기업의 이미지가 컸다"며 "지금은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위축돼 보이고 있어 상장후 조달될 자금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 상장시 기업가치가 낮아질 것이란 예상 속에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에 필요한 자금은 7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는 호텔롯데 상장후 시가총액은 10조원 정도다. 지난해 전망치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이중 신주발행 물량은 최대치인 30~40% 사이에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공모가와 신주발행 물량이 어느 선에서 결정될지는 미지수지만 비교 대상 업체인 호텔신라 주가가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떨어진 것만 감안해도 2조원 이상이 부족해진다.

구조조정 재원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무리해서 공모가를 높게 산정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롯데그룹이야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상장후 주가가 하락하면 공모에 응한 투자자들에게 손해다. 또 투자자들이 공모가가 높다고 판단할 경우 청약 미달 가능성도 부담이다.

롯데그룹은 이미 지난 2006년 롯데쇼핑을 상장하면서 상장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경험이 있다. 당시 공모가는 40만원이었으나 상장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롯데쇼핑의 오늘 종가는 23만5000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깐깐한 기업문화 덕분에 IB업계에서 롯데그룹은 까다로운 고객으로 꼽힌다"며 "공모가 산정에 상당히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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