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15%대 유지, 차입금 제로 등 지표 우수…수출 비중 낮아, 7년 사이 세무조사 3건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창립 48주년의 삼진제약은 노쇠한 경영진이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업체로 손꼽힌다.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률이 15%대를 유지하고 있고, 차입금도 없는 등 지표상으로 우수한 제약사다. 하지만 70대 경영진 3명은 혁신 경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매출에서 수출 비중도 낮고 최근 수년 사이 세무조사를 3차례나 받은 것도 옥의 티다. 

 

16일 제약업계와 삼진제약에 따르면 삼진은 올해 창립 48주년을 맞았다. 공식적으로 지난 1968년 설립으로 알려졌지만 삼진제약은 1970년 설립됐다고 밝혔다. 정확히 지난 1968년 설립된 것은 삼진제약이 아닌 관련 기업으로 파악됐다. 

 

삼진제약은 1941년생 동갑인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조 회장, 최 회장과 공동으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성우 사장(1945년생)은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이 사장도 지난 2001년부터 17년간 경영진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노쇠한 경영진이 삼진제약을 현재까지 이끌고 있는 것은 우수한 경영실적 영향이 큰 탓으로 파악된다. 

 

실제 삼진제약은 올 상반기 1299억9500만원의 매출과 297억600만원의 영업이익, 225억440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5.8%와 25.5%, 23.1%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진제약 경영지표의 우수성은 영업이익률에서 확인된다. 삼진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3년부터 15% 이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 상반기는 22.4%로 집계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진제약의 6월말 기준 장단기차입금은 0원이다. 즉 외부로부터 차입금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삼진제약의 한 직원은 “우리 회사의 경영실적은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사내에 있다”며 “회사는 수익을 주주와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데도 인색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삼진제약은 경영실적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옥의 티는 확인되고 있다. 우선 수출 비중이 낮은 점이 눈에 띈다. 매년 수출 비중은 삼진제약 전체 매출의 1%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삼진제약이 최근 7년 사이 세무조사를 3번 받았거나 받고 있는 점도 업계는 지적한다. 지난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올 7월 24일부터 또 다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소식통은 “삼진제약 경영진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수적인 업계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회사가 바로 삼진”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실적으로 동업 관계인 조 회장과 최 회장 2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 회장 아들인 조규석 상무는 삼진제약에서 경리와 회계 업무를, 조규형 이사는 기획 업무를 각각 맡고 있다. 최 회장 딸인 최지현 상무는 마케팅과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1971년생인 조규석 상무는 텍사스대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귀국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한 경험도 갖고 있다. 최지현 상무는 1974년생이다.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과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최 상무는 과거 홍보 업무를 맡았던 적이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50여년간 삼진제약은 쉽지 않은 동업관계를 유지해와 최근 눈부신 실적을 올린 상태”라며 “앞으로 동업관계를 어떻게 유지해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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