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부재 및 개발 일정 지연 등으로 저조한 실적 기록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최근 2분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게임 빅3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작 부재 및 개발 일정 지연 등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4일 엔씨소프트의 2분기 실적 발표를 끝으로 넥슨, 넷마블, 엔씨 등 게임 빅3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넥슨은 올해 2분기 매출 4723억원(478억엔), 영업이익 1582억원(160억엔)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 줄었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넥슨의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전분기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7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왔던 넷마블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넥슨을 제치고 연매출 1위를 기록했던 넷마블은 올해 2분기 매출 5008억원, 영업이익 6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만 따지고 보면 넥슨을 뛰어넘은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할 경우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40.8%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1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넷마블은 지난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바 있다. 2분기 연속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모바일게임 ‘리니지M’의 성공으로 창사이래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엔씨도 2분기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엔씨는 올해 2분기 매출 4365억원, 영업이익 15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9%, 325% 늘어난 수치다. 엔씨의 이같은 폭발적인 성장은 지난해 6월 출시된 리니지M의 영향 때문이다. 엔씨의 경우 사실상 지난해 2분기까지는 이렇다할 흥행작이 없었다. 그러다 리니지M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늘게됐다.

문제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8%, 영업이익은 22% 감소했다는 것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리니지M의 일 매출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게임 빅3의 2분기 실적 부진과 관련해 신작 부재 및 주 52시간 근무 시행으로 인한 개발 일정 지연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3사 모두 주 52시간 근무 시행을 앞두고 개발 일정을 올해 초부터 조정해 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신작들의 개발 일정이 불가피하게 지연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밖에서는 직원을 더 많이 뽑아 개발 일정을 앞당기라고 말한다”며 “그러나 이는 개발 과정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52시간 근무 시행으로 인해 자발적인 야근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핵심 개발진을 대신해 단순히 2배의 인원을 더 투입한다고 해서 개발 일정이 빨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사 역시 이와 관련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당분간 개발 일정 지연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게임 빅3는 하반기 기존 인기 게임의 대형 업데이트 및 출시가 지연됐던 신작 출시로 분위기 반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마저도 출시 일정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 지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빅3가 폭발적 성장을 기록해왔다면 올해는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라며 “하반기부터는 어느정도 정상궤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가 어느정도 적응되고 나면 다시 예전과 같은 개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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