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BNK금융·부산銀 순익 각각 20%·37% 급감에도 배당성향 높여 현금 지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9월 오후 부산 남구 문현 BNK금융그룹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그룹기를 흔들고 있다. 김지완 회장 취임 이후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 실적이 악화됐지만 배당성향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스1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이 지난해 수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과도하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은행들이 수익이 저조하면 배당금 규모를 줄여 은행 내실을 다지는 것과 반대로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은 순익이 급감했어도 배당성향을 높여 친주주 정책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부산은행은 작년 수익이 1년 전보다 1000억원이상 급감했지만 배당금을 늘렸다. 수익의 절반 이상을 최대주주인 BNK금융지주에 지급했다. BNK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저조한 수익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전년보다 더 지급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수익이 급감했음에도 현금배당금을 늘렸다. / 그래프=시사저널e
◇부산은행 작년 당기순익은 전년比 38%↓, 현금배당은 44%↑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은행이 지난해 결정한 현금배당금 총액은 1149억원이다. 전년(799억원)보다 43.8% 급증했다. 2014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평균 배당성향은 56.57%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2.11%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부산은행은 전년보다 저조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산은행은 2032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3268억원)보다 1236억원(37.8%)이나 감소했다. 수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배당금을 43.8%나 더 늘려주며 수익의 절반 이상을 현금배당으로 지출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부산은행은 당기순이익이 줄며 지방은행 2위로 밀려나 체면을 구긴 바 있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1% 증가한 2941억원을 기록했다. 부산은행이 지켜 온 지방은행 순익 1위 자리에 대구은행이 올라서게 됐다.

부산은행은 저조한 실적을 낸 것과 관련해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해운업종 관련 기업의 실적 악화로 대출부실화가 커져 대손충당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산은행 대손충당금액은 51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134억원(28.1%) 급증했다.

하지만 부산은행은 지역 경기 악화로 인해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금으로 지출해 은행에 재투자하거나 서민금융을 강화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측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행위지만 은행 자산건전성이나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배당금을 늘린 것은 자칫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BNK금융지주도 수익 악화에도 배당성향 높여 주주들에 현금배당


부산은행의 최대주주는 BNK금융지주다. 부산은행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부산은행이 수익 악화에도 배당금 규모를 늘려준 것과 마찬가지 지난해 BNK금융지주도 수익이 전년보다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지만 배당금을 늘려 주주들에게 전달했다.

지난해 BNK금융지주의 현금배당금 총액은 749억원이다. 전년과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현금배당성향은 같은 기간 18.60%로 전년보다 3.6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수익이 2016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익이 감소한 상태에서 배당성향을 늘리며 배당금이 1년 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BNK금융지주 주식을 5% 이상 소유한 주주 현황. / 사진=시사저널e

 

하지만 BNK금융지주의 수익도 부산은행과 마찬가지로 전년보다 악화됐다. BNK금융지주가 기록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031억원이다. 전년(5016억원)보다 985억원(1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BNK금융지주의 순익 외에 자산건성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0.45%, 5.77%로 전년보다 0.11%포인트, 1.93%포인트 줄었다. 부산은행과 마찬가지로 지역경기 악화로 인한 대손충당금이 증가가 수익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BNK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은 8197억원으로 전년보다 21.4% 증가했다.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다. 올해 3월31일 기준으로 총 11.19%를 보유했다. 이어 롯데지주 외 특수관계인이 11.14%(2017년 12월31일 기준), 파크랜드 외 특수관계인이 6.3%(2017년 12월31일 기준) 순으로 소유 주식수가 많았다.

수익 악화에도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에 배당금을 더 지급한 이유에 대해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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