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 보조금 줄어도 니로·프리우스C 등 호조로 시장 확대·어코드 HEV 등 신차 출격도 예고…“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 각광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하이브리드차량(HEV)이 친환경차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HEV는 상품성 높은 친환경차 모델로 단단히 자리매김한 까닭에 내년 보조금 삭제를 앞두고도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아울러 아직 국내 충전 인프라가 미비한 여타 친환경차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HEV 판매대수는 2만4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4% 급증했다. 올 1분기 국내서 판매된 친환경차 판매량(2만4216대)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2%에 달한다. 실질적으로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HEV 국고보조금은 절반가량으로 줄었지만 판매 호조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 하는 모양새다. 환경부는 HEV 보조금 지원 물량을 지난해 5만대에서 올해 6만대로 늘린 대신, 대당 100만원이었던 보조금을 올해 5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아울러 HEV 보조금 제도는 내년 폐지를 앞두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제품 중 선두를 달린 건 기아자동차의 ‘니로’다. 니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HEV, PHEV 두 모델로만 구성돼 친환경차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특히 니로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2만3422대 팔려 국산 HEV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5117대 판매돼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토요타코리아는 지난달까지 국내 HEV 누적 판매량 3만대를 기록하며 수입차 시장에서 발 빠른 확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3월 출시한 HEV ‘프리우스C’는 출시 한 달 만에 350대 넘게 예약되며 판매목표치 40%를 넘어섰다. 렉서스의 HEV 중형세단 ‘ES 300h’도 지난해 7627대 팔리며 전년(6112대) 대비 약 25%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 1분기도 2000여대 가까이 팔리며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성장세에 주목한 완성차 업체들은 HEV 모델을 연이어 출시할 전망이다. 내달 출시를 앞둔 혼다코리아의 신형 ‘어코드’도 HEV 트림을 선보일 예정이다. 포르쉐코리아도 연중으로 4도어 쿠페 ‘파나메라 E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고성능 HEV 제품군 확대에 나선다. 

제품군 다양화에 소비자의 주목도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보조금 감축이 구매에 큰 영향을 주지 못 한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김아무개(남·36)씨는 “출퇴근 왕복 거리가 70km정도여서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차량을 알아보고 있다. 높은 정숙성도 끌리는 요소다”며 “작년에 비해 올해 보조금이 줄었지만 차량 자체 연비가 좋으니 충분히 감안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HEV 인기는 친환경차 열풍과 궤를 함께 한다. 아직 국내서 친환경차 수요는 국고보조금에 따라 수요가 좌우되는 경향이 크나 HEV는 보조금이 줄어도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정숙성과 연료 효율 등의 상품성을 높여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따르는 이유다.

아울러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여타 전동화 차량의 충전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까닭에 HEV가 친환경차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가 아닌 충전소를 찾아가야 한다는 건 단순히 연료 변경의 의미를 넘어 이동 경로와 생활 반경 전반을 바꾸는 걸 의미한다. 전기차가 완전 대중화 되기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며 “친환경차 중 HEV는 소비자들이 구매하기에 가장 현실성이 높은 차종이다. 보조금이 폐지돼도 향후 배출가스 규제에 따라 시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