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 기반 자율주행차 기술 시연…11개 센서 및 카메라 달고 평창 시내 40km/h로 홀로 주행

손 없는 차량 핸들이 오른쪽으로 빠르게 두 바퀴 돌았다. 차량은 후진, 스스로 주차했다. 주차된 차량은 이후 운전자 없이 주차 구역을 직진으로 이탈해 운전자 옆에 멈춰 섰다. 운전자가 차에 오르자 차량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시내를 홀로 달렸다. 차량은 교차로에서 회전 차량을 먼저 보내고 ‘U턴’했다. 운전자는 앞만 봤다.

5일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기반 자율주행차를 강원도 평창에서 시연했다. 시연 차량은 평창 시내에 있는 대관령 119 안전센터 앞 원형삼거리를 출발해 서쪽 방향으로 3.5㎞ 떨어진 회전 교차로를 돌아오는 왕복 7㎞ 구간을 자율주행으로 달렸다. 차량은 같은 구간에서 2018 평창올림픽 기간 중 자율주행 체험차량으로 운행된다. 

 

현대자동차 차세대 수소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 사진 = 시사저널e


넥쏘 자율주행차는 전방 및 후·측방 카메라, 전·후·측방 라이다 등 11개의 외부인식 센서 및 카메라를 달고 평창 시내를 평균 시속 40㎞로 달렸다. 현대엠엔소프트가 만든 3차원(3D) 고정밀 지도를 따라 주행한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는 도로변에 쌓인 눈에도 방해받지 않았다. 고정밀 지도에 지형지물은 물론 실선과 점선까지 모두 표시되는 덕이다.

차량은 전자기파를 이용해 물체 간 거리 측정하는 센서인 레이더와 레이저빔을 이용해 물체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더를 모두 활용하는 동시에 카메라로 주변 물체 인식한 후 3D 지도를 따라 평창 시내를 13분 동안 안전하게 누볐다. 넥쏘 자율주행차는 차량 위치와 거리를 파악해 주변차량 움직임 예측하고 끼어드는 차량에 대한 대응 성능도 갖췄다.

실제로 넥쏘 전기차는 회전 차량 우선인 회전 교차로에서 버스가 끼어들자 곧장 제동했다. 운전자는 슬쩍 핸들은 잡았다가 놓았다. 현대차가 동계올림픽 기간 중 자율주행 체험 차량으로 활용하는 넥쏘 자율주행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 상태로 운전자는 주행 중 책을 보거나 잠을 잘 수 있는 수준을 갖췄다.

 

넥쏘 자율주행차에 설치된 3차원(3D) 고정밀 지도. / 사진 = 시사저널e


현대차 지능형안전기술센터 소속 한 연구원은 “현재는 자율주행 시험 운행 면허를 획득한 차량을 자율주행 차량 운전면허를 소지한 운전자만 운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향후 자율주행 기술이 더욱 발전할 경우 누구나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율주행 개발 철학은 보다 많은 고객에게 최고의 안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현대차는 넥쏘 자율주행차가 평창 시내 교통 신호를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직접 받게 해 안전성을 높였다. 넥쏘 자율주행차는 평창 시내에 있는 신호등 신호 변화 체계가 이동통신사 KT로 전송된 이후 돌아온 신호체계를 차량 내 수신기로 직접 받는다. 덕분에 차량은 급히 신호를 통과해야 하거나 혹은 빠르게 멈춰야 하는 상황을 맞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호등에서 출발한 교통 신호 체계가 KT를 거쳐 차량으로 직접 전송되는 탓에 교통 신호 수신 지연이 0.3초 정도 발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카메라로 신호를 인식할 때 겪게 되는 위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신호를 직접 받고 있다”면서 “주행 신호로 달리는 중 정지 신호를 받을 경우 늦어지는 판단을 막기 위함”이라고 했다.

 

넥쏘 자율주행차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 / 사진 = 시사저널e

넥쏘 자율주행차 내부에는 실시간 신호등 정보 알림 기능과 함께 ‘홈 커넥트’, ‘어시스턴트 챗’, ‘무드 케어’ 등과 같은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추가 장착됐다. 직접 운전과 전방 주시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에서는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넘어 새로운 공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 내 4단계 수준 도심형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자율주행 4단계는 운전자가 정해진 조건에서 운전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시스템이 정해진 조건 내 모든 상황에서 차량의 속도와 방향을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무인자동차인 5단계와 함께 완전 자율주행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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