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막…기조연설자에 자동차‧반도체‧콘텐츠 CEO 총망라, 슬로건은 ‘스마트시티의 미래’

올해 CES에도 4000 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들의 전시 부스가 마련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스마트 홈, 로봇, 디스플레이 등에서 다양한 기술이 공개될 예정이다. / 사진=연합뉴스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이 개막한다. CES의 역사도 어느덧 50년을 넘겼다. 매해 CES를 찾는 관람객은 15만명을 웃돈다. 그간 수없이 많은 기술이 명멸해갔다. 이번 CES의 불을 밝힐 기술은 뭘까. 일단 기조연설자 명단을 봐야 궁금증이 풀린다.

사실 CES는 참가기업이 4000개를 넘는 탓에 한 두 가지 기술만 콕 집어 ‘트렌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예측을 더 어렵게 하는 이유는 CES의 경계가 사실상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CES는 전자기업 만의 무대가 아니다.

근래 몇 년간 주요 키워드는 ‘자동차다. 일각에서는 ‘가전전시회’가 아니라 ‘전자 자동차전시회’라고 부를 정도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CES 기조연설자 명단에도 포드의 짐 해켓 CEO(최고경영자) 이름이 엿보인다. 또 현대·기아차와 포드, 일본 토요타 자동차 등이 이번 CES에서 최신 자율주행 플랫폼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ES에서도 진화된 ‘커넥티드 카’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초점은 자동차와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 5G와의 궁합이 될 전망이다. 때마침 올해 CTA(전미소비자기술협회)가 정한 슬로건은 ‘스마트시티(Smart City)의 미래’다. 스마트시티가 현실화하려면 이동성을 겸비한 전자기기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자연스레 자동차가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의 대항마이자 최근 대형 M&A를 통해 월트디즈니 품에 안긴 훌루(Hulu)도 전면에 나선다. 랜디 프리어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기 때문이다. 훌루는 디즈니와 폭스, 컴캐스트가 각 30%, 타임워너가 10% 지분을 보유했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최근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의 일부 사업을 인수하면서 훌루 지분 60%를 확보하게 됐다.

훌루와 CES의 코드가 사뭇 달라 보이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도 올해 TV산업 시장 개척을 위해 10억달러를 쓰기로 했다. 최첨단 IT(정보기술) 기술과 결합한 동영상 서비스 전쟁이 미국에서부터 벌어지고 있다. 이 핵심에 자리한 기술 중 하나가 빅데이터다. 사용자 정보를 빅데이터로 구축해 ‘스마트한 동영상 서비스’가 되겠다는 의지다.

존 마틴 타임워너 CEO가 연사로 나서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 맥락 때문이다. 최근 타임워너는 사진‧동영상 공유 모바일 메신저인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과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키로 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의 기조연설도 관심거리다. 반도체기업이자 CPU시장의 절대강자인 인텔은 최근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차까지 영역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스라엘의 자율주행 기술업체인 ‘모빌아이’를 17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인텔이 이른바 ‘CPU 해킹취약 스캔들’에 휘말린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인텔이 출시한 CPU 제품이 근본적 설계결함을 안은 채 판매됐다.

중국발 ‘전자굴기’도 이목을 끄는 요소다. 떠오르는 기업 화웨이를 이끄는 리처드 유 CEO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또 바이두의 루치 부회장도 연단에 오른다. 이들이 설파할 키워드는 화웨이의 바이두를 상징하는 휴대폰이나 포털이 아니다. 두 회사 모두 이번 CES의 슬로건은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신사업을 급속도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펩시의 크리스틴 패트릭 수석부사장, 유튜브의 로버트 카인클 대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테크놀로지 총괄부사장 등이 연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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