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횡령·배임 혐의로 권성문 회장 사무실 압수수색…회사는 효성과 80억원대 대출상환 법정 공방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왼쪽)과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 / 사진=KTB투자증권


중소증권사인 KTB투자증권이 안팎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회사도 최근 고객사인 효성과 바이오매스 계약 문제로 80억원대 소송전에 나선 상황이다. 여기에 1대주주와 2대주주간 경영권 분쟁 루머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TB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권 회장이 받고 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혐의를 밝히기 위한 것이다. 그는 해외여행과 출장을 구분하지 않고 5억원 규모 회삿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은 특별 검사를 통해 KTB투자증권 경영자와 측근의 수년간간에 걸친 해외출장 경비 내역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강도높게 살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혐의점이 노출됐고 금감원은 검찰에 이 자료를 넘겼다. 이후 검찰은 권 회장을 이달 초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여기에 KTB투자증권은 고객사와 법적분쟁까지 겹쳤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효성이 추진하는 영국 웰링버러 바이오매스 건설 사업에 유동화증권 발행 방식으로 대출을 주선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하도급 부도 문제로 당초 계획된 3월말 준공에 실패했다. 동시에 지난해 11월 KTB투자증권이 주선한 83억원 대출만기가 올해 9월 돌아왔다.

KTB투자증권은 계약대로 책임준공을 하지 못한 효성이 채무를 떠안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효성은 KTB투자증권이 지정한 하도급 업체 탓에 준공이 미뤄졌다며 대출 상환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1대주주와 2대주주 갈등설도 KTB투자증권을 여전히 괴롭히고 있다. KTB투자증권 1대주주인 권 회장은 KTB투자증권을 지분 계약을 맺고 당시 다올인베스트먼트 사장이었던 이병철 KTB 부회장을 영입했다. 하지만 당초 약속한 것들을 지키지 않는다며 서로에게 불만이 팽배해져 있다는 말이 업계 내에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권 회장 측은 이 부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함께 데려 온다는 조건으로 이 부회장을 영입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부회장 측은 권 회장이 대표이사 사퇴 등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다툼이 시장 내에선 경영권 분쟁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TB투자증권은 “사실과 무관하다”며 “오히려 권 회장과 이 부회장은 회사의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갈 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소문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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