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KB국민·SC제일·신한 등 조직확대 경쟁…고객 늘리고 금융소외계층 불편도 해소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 왼쪽)이 태블릿브랜치의 버전 업그레이드에 발맞춰, 지난 4월 동대문종합상가를 방문해 태블릿브랜치를 이용한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 사진=KEB하나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권에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찾아가는 은행 서비스인 ‘태블릿브랜치’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태블릿브랜치는 모바일·온라인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에게 도움을 줌과 동시에 은행 영업점의 디지털화 및 경량화를 이끌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블릿PC가 은행 외부 영업과 점포 응대의 핵심 도구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태블릿브랜치는 은행 전산 시스템과 연동되는 태블릿PC로 계좌·카드 개설과 대출, 자산 관리 등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영업점 창구에 태블릿PC를 비치해 고객 대기시간을 줄이거나 은행 직원이 태블릿PC를 들고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통칭한다. 과거 단순히 은행원이 고객을 찾아가 서류를 받아오는 것이 아닌 은행 창구업무 대부분을 태블릿PC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태블릿PC를 들고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내놓고 전담 조직을 꾸렸다.

KEB하나은행은 2014년 2월 태블릿브랜치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이를 업그레이드한 2.0버전을 새롭게 선보였다. 태블릿브랜치 2.0은 기존 현장에서 정보투입·서식 작성 후 영업점에서 업무를 마무리하는 프로세스를, 현장에서 실시간 △개인신용대출 신청 및 대출 가능 여부 확인 △예금 신규계좌 개설 △전자금융 가입 △신용카드·체크카드 신청 등이 가능하도록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 단 한번의 신분증 촬영으로 실명증표 확인 및 손님 정보가 자동 입력되도록 문자인식촬영(OCR) 기능을 적용해 손님 정보 입력을 간소화하고 은행 업무에 소요되는 거래시간를 줄였다. 당시 버전 업그레이드에 맞춰 함영주 은행장이 직접 동대문종합상가를 방문해 태블릿브랜치를 이용한 영업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도움이 필요한 고객에게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4년 7월 시작한 이 서비스는 고객이 정한 시간과 장소에 은행 직원이 찾아와 태블릿PC로 모바일뱅킹을 설명해주면서 은행업무 처리를 도와준다.

KB국민은행도 ‘KB태블릿브랜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은행원이 고객이 원하는 장소를 찾아가 수신, 여신, 카드 뿐 아니라 외환, 퇴직연금 등의 업무 처리까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조회, 해지업무는 물론 자산관리상담과 포트폴리오 설계 등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이 태블릿브랜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태블릿브랜치가 은행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디지털 소외 계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들이 점포를 줄여나가는 상황속에서 모바일뱅킹에 어려움을 겪는 50대 이상 고령층에게 태블릿브랜치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30대 이상은 62.1%가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반면 50대와 60대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각각 40.3%, 13.7%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점차 증가하는 상황속에서 은행들은 점점 더 점포를 줄여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여전히 대면 거래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앞으로 찾아가는 서비스인 태블릿브랜치가 은행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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