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지 VC신규투자 후기 38.1%‧초기 33.4%…중기기업 신규투자 비중 28.5%

 

표=조현경 디자이너

 

올해 상반기에도 초기 및 후기 벤처기업에 투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초기기업 전문 펀드가 신설되는 등 정부와 민간 벤처투자는 확대되고 있음에도 창업한 지 3~7년이 된 중기 기업 투자 비중은 가장 적었다. 일각에서 중기 기업에도 투자가 늘어나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신규 투자는 1조4865억원이다. 지난해 1조3064억원보다 13.8% 증가한 수치다. 투자업체 수도 828개사로 전년 대비 2.9% 늘어났다. 벤처캐피탈(VC)들의 신규 투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전체 신규투자에 비해 증가세도 크다.

그 중 업력별 투자현황을 살펴보면 창업업력 7년이 넘은 후기기업 투자 비중은 38.1%였다. 이어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33.4%, 업력 3~7년 중기기업 28.5% 순이었다. 상반기 후기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5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초기기업은 4956억원, 중기기업은 4244억원이 새롭게 투자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전반적으로 신규 벤처투자 비율이 늘었지만, 이제 막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중기 벤처기업 투자율은 아직까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업력별 신규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중기기업 투자액은 3700억원이었다. 올해 중기기업 투자가 확대됐다고 해도 초기 및 후기 기업에 비해서는 저조하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벤처투자 현황에서도 초기기업 및 후기 기업의 신규투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6월까지 금액 기준 후기기업 투자 비중은 33.2%를 차지했다. 투자업체 수를 기준으로 보면 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비율이 45%로 가장 높았다. 반면 창업 중기기업은 투자 비중은 소폭 떨어졌다.

초기기업과 후기기업에 투자가 몰리는 이유는 투자 기준이 있는 탓이다. 정부 출자를 받아 운영되는 모태펀드는 투자업종과 창업기간 규제가 있다. 중기부는 2934억원 규모로 구성된 창업초기기업 투자펀드의 대상이 창업 3년 이내로 제한되며 초기기업의 투자 비중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창업초기기업 투자펀드는 2013년에 생겨났다.

또한 민간 투자업계에서는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와 동시에, 이미 상품화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후기 기업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창업한 지 7년이 넘은 기업들은 일정한 사업성과를 낸 후 중견기업으로의 성장 발판을 준비한다. 민간 VC에서도 상품을 평가하고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중기 기업은 초기 투자를 받은 후 사업 아이디어를 상용화시키기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호흡이 길어질수록 중기 기업은 수익이나 성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투자가 줄어드는 이유도 이에 있다. 업종마다 다르지만 특히 바이오 분야 벤처기업은 통상 수익화까지 7년, 길게는 10년까지 바라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초기 및 후기 벤처기업 투자 모두 중요하지만 향후 벤처기업 해외진출 인프라와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중기기업 투자 또한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창업 고비를 이겨낼 수 있는 최소의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회장은 “벤처기업에 대한 예산이 늘어나고 있지만 창업한 지 어느정도 된 중기 기업의 어려움 또한 해결해야 한다. 이들은 인건비와 해외진출 비용 마련이 시급하다”며 “일자리 창출과 스케일업(Scale-up)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균형있는 정책과 투자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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