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설비 교체와 생산 효율성 제고 취지…수십억 원에서 수천억 원 집행

그래픽=김태길 다자이너
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권제약사들이 생산설비 개선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장기적으로 노후 설비를 교체, 양질 의약품을 제조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평택공단 바이오플랜트 제2공장 생산설비에 연초부터 1133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는 '랩스커버리(LAPSCOVERY)' 기반 바이오 신약 임상, 허가 및 상용화 의약품 제조를 위한 생산시설을 증설하기 위한 것이다. 

 

랩스커버리는 지난 2015년 이래 국가대표급 기술수출 기업이란 타이틀을 가능케 한 한미약품의 자체적 플랫폼 기술이다. 랩스커버리 기술은 올 초 새롭게 대표이사를 맡은 권세창 사장 손에서 시작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미약품은 기존 당뇨와 비만 치료제에 접목했던 랩스커버리 기술을 희귀질환 치료 분야로도 확대하고 있다. 희귀질환인 소화흡수불량증이나 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성 희귀질환 등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1133억원은 지난 2015년 한미약품 매출액 7448억원의 15.21%에 해당하는 액수다. 생산설비 완공시점은 오는 2018년 3월이다. 

 

한미약품은 경기 화성시 팔탄공단 내 제약 생산공정에 글로벌 스마트 공장 건설을 마무리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스마트 공장 건설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다. 

 

유한양행도 충북 오창공장의 생산설비 개선을 목표로 3년간 550억원 예산을 편성해 놓았다. 지난 2006년 완공돼 가동 중인 오창공장의 생산설비를 신규설비로 대체하겠다는 유한의 구상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250억원 예산을 편성해 이중 165억원 투자를 완료한 상황이다. 이 자금은 오창 공장과 연구소 시설 확충,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구축에 투자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어 오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150억원씩 생산설비 신규대체에 투자키로 했다. 유한양행은 나머지 예산인 385억원의 경우 구체적 용처를 확정하지 못했다. 설비 신규대체는 제약 생산설비는 물론 정보기술, 장비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국제약품은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한 세파제제용 동결건조기 설치에 35억원을 투자했다. 안산공장 설치 작업이 끝나면 시생산을 거쳐 본격 가동한다는 회사 방침이다.  

 

이번 작업이 마무리되는 오는 2018년 3월이면 국제약품은 총 7대(일반제제 3대, 원료합성 2대 포함)의 세파제제용 동결건조기를 보유하게 된다. 우수한 품질의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동결제제 제품을 연간 600만바이알 이상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특히 세파제제용 동결건조기 설치는 단순한 생산설비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동결건조기 설치로 인해 국내판매 및 수탁생산 증대와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수출이 예상된다. 예상되는 연간 추가 매출 규모가 100억원 선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각 제약사마다 내부 사정은 약간씩 다르지만 우수한 의약품을 제조해 해외로 수출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후설비를 교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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