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전월比 0.09%포인트 인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가 하양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스1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가산금리를 낮추는 등 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전당포식 영업' 비판에도 꿈쩍 않던 가산금리가 내려간 것을 두고 인터넷전문은행이 메기역할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8개 시중은행(IBK기업·KB국민·KEB하나·NH농협·SC제일·신한·우리·한국씨티은행)의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식) 평균 가산금리는 연 1.32%다. 6월 말과 견주어 0.09%포인트 떨어졌다.

IBK기업은행이 1.37%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KB국민은행은 0.08%포인트, KEB하나은행 0.10%포인트, 신한은행 0.10%포인트, NH농협은행 0.07%포인트 등 주요 은행마다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낮췄다.

같은 기간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평균 가산금리는 0.11%포인트.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0.07%포인트 낮아졌다.

가산금리는 기준금리에 신용도 등 조건에 따라 덧붙이는 금리를 말한다. 가산금리 책정은 은행 재량에 달렸다. 은행마다 여신 목표 등을 가산금리에 반영해 수익을 내는 수단으로 이용한다.

시중은행들은 전당포식 영업을 한다는 금융당국 지적에도 대출 가산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다. 가산금리가 높으면 손쉽게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도 최근 변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하향 조정 추세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K뱅크와 카카오 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낮은 대출 이자로 고객을 끌어당기면서 대출금리를 낮추거나 한도를 높이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제 3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까지 정부가 발표하면서 은행은 더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용대출 한도 확대에도 경쟁이 붙었다. 케이뱅크가 금리 2.66%에 최대 1억원까지 빌려주는 ‘직장인K신용대출’로 인기를 끈데 이어, 카카오뱅크가 금리 2.84%에 1억5000만원 한도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을 선보이자 각 은행이 대출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은 '신한 S드림 신용대출'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높였다. 우리은행도 '위비 직장인·공무원 대출'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렸다. 농협은행은 현재 5000만원 한도인 '신나는 직장인 대출'의 인터넷·모바일 가입한도를 조만간 2억원으로 대폭 높일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해외송금 수수료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이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2일 동남아시아 15개국에 송금수수료 없이 전신료 1000원만 내면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송금할 수 있는 'KB 원 아시아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5000원이던 전신료를 5분의 1로 낮췄다.여기에 기존 건당 18달러였던 중개수수료(받는 사람 부담)까지 10달러로 내렸다.

우리은행도 인터넷·모바일을 이용한 해외송금 수수료를 연말까지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500달러 이하면 송금수수료 2500원, 3000달러 이하면 5000원이고 전신료(8000원)도 면제해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은행마다 고객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기존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서 금리 인하라는 영업 수단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은행으로선 부담이지만 고객 입장에선 혜택이 늘어나는 현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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