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넘는 공간 활용성…순발력은 아쉬워

일상에 느낌표를 섞는 순간 카니발이 지닌 대용량의 자유가 엄습했다. 기아자동차 2018 카니발이 공간 활용성을 앞세워 레저용 차량(R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수요마저 끌어들인 카니발은 올해 들어 기아차 모델별 판매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모든 차가 저마다의 쓰임새가 있겠지만, 다목적차량(MPV)이라 불리는 미니밴 카니발의 목적은 한결 뚜렷했다. 대형 SUV보다 더 큰 초대형 SUV를 원하는 수요는 카니발로 몰리고 있다. 20일 기아차가 상품성을 높여 내놓은 2018 카니발을 타고 서울 강남에서 경기 양평까지 왕복 150㎞를 달렸다. 

 

기아자동차 다목적차량(MPV) 2018 카니발 전면. / 사진 = 배동주 기자


시선은 곧장 호랑이 코를 형상화한 라디에이터 그릴에 멈췄다. 널찍한 그릴은 차분하고 묵직한 잔상을 남겼다. 이어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리어램프로 연결된 곡선이 시선을 붙잡아 5m에 달하는 전장을 더욱 커 보이게 했다. 날렵한 전면 외관을 고수하는 수입 미니밴과 달랐다.

외관에서 풍기는 공간감은 차체 내부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기아차는 대시보드 전체를 넓고 큼직하게 구성함과 동시에 노트북 수납까지 고려한 대용량 센터 콘솔 박스를 적용해 음료수 거치와 동시에 각종 수납이 가능케 했다. 미니밴의 덕목인 공간 활용을 십분 이해한 셈이다.

2.2ℓ 디젤 9인승 모델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았다. 출발이 묵직했다. 1톤 트럭에 짐을 싣고 기어노브를 2단에 고정한 뒤 클러치에서 천천히 발을 뗄 때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공차 중량만 2150㎏에 달하는 카니발을 199마력 엔진으로 옮기기엔 힘에 부치는 듯했다.

공회전 정숙성은 같은 엔진의 SUV인 맥스크루즈, 싼타페, 쏘렌토보다 떨어졌고 진동도 적지 않았다. 순발력도 떨어졌다. 속도가 붙기까지의 틈을 허용한 뒤에야 탄력을 받아 치고 나갔다.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온로드 차량이란 점을 고려해도 묵직한 출발과 순발력은 아쉽다.

 

기아자동차 다목적차량(MPV) 2018 카니발. / 사진 = 배동주 기자


도리어 묵직한 차체 덕에 고속 안정성은 뛰어난 편이다. 덩치에 따른 울렁임을 제외하면 회전 구간도 어렵지 않게 빠져나간다. 1~5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0, 65, 95, 125, 170km/h로 일상 영역에서도 무난한 힘을 발휘한다.

엔진 회전수를 높게 가져가 뚫린 도로에서 속도를 즐길 수 있게 하진 않지만, 규정 속도에 맞게 천천히 느긋하게 달리는 맛이 있었다. 카니발의 덩치를 감안하면 정속 주행 시 연비도 괜찮은 편이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연비는 10.5㎞/ℓ로 공인 복합 연비 10.3㎞/ℓ와 비슷했다.

그리고 카니발의 매력은 도로의 끝에서 시작된다. 탑승자의 체형 또는 상황에 맞게 시트를 조절하면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한 덕이다. 3열 좌석을 뒤로 눕힌 뒤 트렁크 문을 열자 5월의 바람이 차량 내부를 채웠다. 텐트를 실을 공간은 충분했지만, 텐트는 필요치 않았다.

반면 4열 좌석은 보조의 개념으로 보는 게 맞다. 성인이 앉기에는 머리 위 공간이 부족하고, 시트 등받이의 각도도 너무 곧추서 있다. 4열 좌석을 사용하면 외부 활동을 위한 짐을 싣기도 벅차다. 넉넉한 거주성을 위해서도 6인승으로 보는 것이 옳다.

 

기아자동차 다목적차량(MPV) 2018 카니발 내부. / 사진 = 배동주 기자

한편 기아차는 2018 카니발에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을 7인승 전 트림과 9인승 프레스티지 트림 이상에 기본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를 하위 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한다. 이밖에 애플 카플레이도 함께 적용됐다.

2018 카니발의 판매가격은 7인승(리무진) 디젤 모델 3540만~3970만원, 가솔린 모델 3790만원이며, 9인승 디젤 모델 3045만~3885만원, 가솔린 모델 3580만원, 11인승 모델 2755만~3630만원이다. 트림별로 20만~40만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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