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치는 서비스 많아 고객들 불편 커…“1~2년 후에나 통합 앱 가능할 것”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앱을 여러개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통합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이미지=조현경 기자

시중은행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app)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하려던 김보영(27)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은행마다 보유한 모바일 앱이 10개가 넘어 어떤 앱을 깔아야 할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예·적금 가입 시 금리 우대나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찾고 싶지만 같은 은행 앱이라도 겹치는 서비스가 많아 불편함을 겪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기존 앱 외에 특화된 서비스만 모은 앱들을 출시하다 보니 은행권 앱만 100개에 달한다. 그러나 당장 은행별로 서비스를 통합한 하나의 앱을 만들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여러 모바일 앱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앱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같거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한 은행에서 여러 앱에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놓기도 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 S뱅크, 써니뱅크, 신한 S뱅크 미니 등 총 13개 앱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은행거래를 위한 앱은 6개, 국민주택채권발행 등 부수 거래를 위한 앱은 3개다.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신한미래설계포유, 외국인을 위한 다국적뱅킹 앱인 신한 글로벌 S뱅크도 있다.

우리은행도 기존 우리은행 원터치개인뱅킹에 더불어 위비뱅크, 위비톡 등 총 8개 앱을 운영 중이다. 조회, 이체 등 자주 쓰는 거래만 모아 출시됐던 당근easy뱅킹 앱은 최근 없어졌다. 모바일 앱에 여러 기능을 담을 경우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 출시했지만 기술발전으로 이를 운영할 필요가 없어졌다.

모바일로 은행 업무를 보는 김 씨는 "통장을 개설하거나 적금 등 상품에 가입하고 싶어도 종류가 많고 앱 마다 제공하는 서비스가 겹치거나 제각각이라 차라리 은행에 방문해 가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처럼 은행마다 여러 앱을 만들게 된 이유로 인터넷 속도, 용량 문제를 들었다. 정선영 신한금융 디지털전략팀 부부장은 "과거 금융사마다 모바일 앱을 여러 개 만든 건 하나의 앱에 모든 서비스를 다 담게 되면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화된 서비스만 추출해서 따로 앱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은행마다 여러 앱의 기능을 모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정 부부장은 "은행이 출시한 모바일 앱 이용 고객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통합하기가 어렵다"며 "은행마다 여러 기능이 겹치는 앱 때문에 비용 발생에 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1~2년 후에는 통합 앱에서 빠른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예 앱을 투 트랙으로 운영하겠다는 곳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터치개인뱅킹과 위비뱅크 등을 합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존 모바일 앱과 달리 위비뱅크는 새로운 서비스를 좀더 가볍게 시도해 보는 차원”이라며 “사용자 연령대도 다르고 앱마다 특화된 서비스가 있어서 앞으로도 이중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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