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차 투톱’ 앞세운 현대차, 반전 성공…‘판매 후진’ 기아차, 스팅어에 기대

‘국민차’로 불리는 현대차의 이름값은 여전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신형 그랜저(IG)와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쏘나타를 앞세워 내수시장 판매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지난해 한국GM과 르노삼성이라는 언더독(상대적 약자)의 신차공세에 고전하던 모습을 말끔히 불식시켰다.

반면 기아차는 주력차종 판매에 제동이 걸리며 내수시장에서 역성장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신차 판매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설명이지만, 세단라인업인 ‘K시리즈’ 판매 저하 폭이 가파르다. 상반기 출시예정인 스포츠 세단 스팅어가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현대차, 그랜저·쏘나타 ‘투톱’ 앞세운 호성적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한 총 6만3765대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다.

효자는 ‘국민 사장님차’ 그랜저였다. 그랜저가 지난달 1만3358대 판매(구형 8대, 하이브리드 238대 포함)되며 국내 시장 판매를 이끌었다. 그랜저는 신형 모델이 본격 판매에 돌입한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현대차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쏘나타도 제 몫을 했다. 지난달 ‘뉴라이즈’라는 이름으로 부분 변경돼 출시된 쏘나타는 전월 대비 70.7%, 전년 동월 대비 7.4% 증가한 7578대 팔려나갔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아반떼를 제치고 현대차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승용 모델이 됐다.

같은 기간 아반떼는 전년대비 7.3% 감소한 7000대가 판매됐다. 한국지엠이 출시한 준중형 세단 신형 크루즈 영향으로 판매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랜저와 쏘나타의 호성적 덕에 지난달 현대차 전체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6.0% 증가한 총 3만486대가 팔렸다.

◇ 기아차, 세단 라인업 붕괴되며 내수시장 ‘뒷걸음’

현대차가 내수에서 쾌속 질주하는 동안 기아차는 판매가 후진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전년 대비 5.7% 감소한 4만7621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승용 모델 판매부진이 뼈아팠다. 기아차 승용 라인업 중 전년 대비 판매가 늘어난 모델은 소형차 레이가 유일하다. 레이는 지난달 1924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보다 판매가 6% 증가했다.

이 외 승용 판매량은 전년대비 줄줄이 역성장 했다. 지난달 판매실적(전년대비)은 ▲K3 2602대(-23.2%) ▲K5 3673대(-13.7%) ▲K7 5445대(-13.0%) ▲K9 137대(-49.4%) ▲모닝 6343대(-12.1%) 등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잘 나가는’ 현대차가 기아차 내수 판매량을 갉아먹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의 인기가 K9과 K7 실적을, 쏘나타가 K5 판매량을 떨어뜨렸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가 올 상반기 중 출시예정인 스포츠 세단 스팅어. / 사진=기아자동차
당장 뚜렷한 신차계획이 없는 기아차로서는 상반기 중 출시예정인 스포츠 세단 스팅어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2017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첫 공개된 스팅어는 후륜구동 스포츠세단으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4.9초(3.3 트윈 터보 GDi)밖에 걸리지 않는다. 기아차는 물론, 국산 차량 중에서도 가장 빠르다.

기아차는 스팅어 외에도 니로, 모하비, 카니발 등 주요 차종의 연식 변경 모델을 상반기에 투입하고 하반기에는 신규 소형 SUV 등을 선보여 판매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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