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넘도록 지워지지 않는 신한사태 상흔…"수면 위로 올려 양쪽 아우를 리더십 보여라" 목소리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신한지주 본사 20층 대강당에서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조용병 신임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신한금융

“잘 하도록 하겠다. 성원해 달라”

지난 23일 신한금융지주가 조용병 회장을 공식 선임했다. 조 회장은 취임 후 조직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 이같이 답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2010년 신한사태라는 내분을 겪었다. 라응찬 전 회장과 이백순 전 행장측은 신상훈 전 사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신한지주를 이끌던 최고경영진들의 이전투구로 세 사람 모두 불명예 퇴진을 했다.

지난 9일 대법원은 신 전 사장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는 판결을 내렸고, 신한사태는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6년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라 전 회장 또는 신 전 사장을 옹호했던 인물들은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최근 계열사 인사에서도 신한사태 당시 라 전 회장 측 인물들로 분류됐던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계열사 수장으로 오르며 신한사태 그림자가 지워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동우 전 회장은 이임사에서 신한사태를 언급했다. 한 전 회장은 "회장으로 취임하며 여러 가지를 구상하며 첫째로 신한사태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며 "옳고 그름의 차원을 넘어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생각해, 투명하고 안정된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신한 내부 관계자 역시 “한 전 회장 취임 후 70세 이상은 회장직에 오를 수 없도록 했고, 신한사태도 오래전 일이라 내부에서조차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는데도 일선에서 물러난 최고 경영진들을 언급하는 게 옳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에선 한 회장의 언급이 아쉬웠다는 반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회장이 라 전 회장을 이을 신한의 수장으로 선임됐을 당시 본인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중도파인 조 회장을 2015년 행장에 앉힌 것도 그러한 의지의 표현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에서 대부분 무죄로 밝혀진 신 전 사장에 대해 신한 측에선 어떤 입장 표명도 없었고, 최근 계열사 인사나 '신한사태 굴레에서 벗어나야한다‘는 한 전 회장의 언급은 아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조 회장이 한번쯤은 수면위로 올려놓고 양측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신 전 사장은 스톡옵션 지급 여부를 두고 신한 측과 또한번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신 전 사장측은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인데 신한지주가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신 전 사장이 스톡옵션을 받게 될 경우 얻는 시세차익은 2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스톡옵션을 지급할지 여부는 당장 알 수 없다는 게 신한 내부 관측이다. 신한 관계자는 “신 전 사장이 스톡옵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하면서도 “새 이사회에서 꾸려질 보상위원회가 언제 정확히 이를 논의할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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