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5시리즈, M스포츠 기본 탑재…판매 가격 6630만~8790만원 수준

달리는 재미를 주는 차, BMW는 적어도 젊은 층에 그런 차다. 그리고 BMW가 이달 출시한 중형 세단 뉴 5시리즈는 거기에 충실히 따른다. 외관을 날렵하게 깎고 일반형보다 높이가 낮은 서스펜션으로 주행성능을 강화한 M스포츠 패키지가 기본 적용된 것도 같은 이유다. 

 

‘2030세대’는 지난해 BMW를 따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브랜드·연령별 수입차 구매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30대는 지난해 BMW를 가장 많이 구매했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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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중형 세단 5시리즈 외관. / 사진 = 배동주 기자

기자는 22일 눈과 비가 뒤섞여 내리는 사이로 520d x드라이브 M스포츠 패키지 플러스 모델을 몰았다. 서울시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까지 오가는 왕복 130㎞ 가까운 거리가 두려움이었다가 이내 아쉬움으로 변했다.

BMW가 7년 만에 완전 변경한 뉴 5시리즈에는 첨단 기술이 조화롭게 담겨있었다. 눈과 비가 차창으로 덤벼들면 시야를 가리는 물의 양에 따라 와이퍼가 속도를 달리했다. ‘어떻게 알고 움직일까.’ 의문은 알아서 따라붙고 알맞게 멈추는 감속에서 믿음으로 변했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가 바닥에 달라붙어 달리는 듯 안정감을 줬다. 속도계 눈금이 치솟아도 체감되지 않았다. 직렬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m 힘으로 시야를 갈라도 두려움은 차츰 사라졌다.

 

BMW 5시리즈 내부. / 사진 = 배동주 기자

작전을 앞둔 군인이 굳었던 표정이 풀릴 즈음 차량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전장과 전폭, 전고가 이전 모델보다 각각 29㎜, 8㎜, 15㎜ 늘어난 덕에 여유를 얻은 차량 내부는 전자장치로 운전자를 호위했다.

신형 7시리즈에 처음 들어간 제스처 컨트롤(Gesture Control)도 5시리즈에 이식됐다. 센터페시아 앞쪽에서 손가락을 돌린다든지 하는 간단한 동작으로 해당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전보다 70%나 커졌다. 안전운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터치 방식을 적용하지 않아 왔지만, 이 역시 달라졌다.

여기에 기본으로 장착한 M 스포츠 패키지가 눈길을 끈다. 이 패키지는 BMW의 고성능 제품군인 M 모델의 디자인과 주행 요소들이 더해졌다. 대형 공기 흡입구를 적용한 전면부와 M 스포츠 서스펜션, M 레터링 도어 스커프 등이 포함됐다.

다만 M스포츠 패키지와 반자율주행 시스템 등 각종 옵션이 기본으로 들어가 무게가 증가했다. 에너지관리공단 인증 기준으로 520d는 1630㎏에서 1710​으로, 520d x드라이브는 1730​에서 1770​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었다. 시트에 빨려드는 느낌의 가속감 역시 없었다. 제로백(시속 0㎞→100㎞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7.6초다. 주행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포츠 모드를 선택했다. 계기판이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진다.

 

BMW 중형 세단 5시리즈. / 사진 = BMW코리아

그런데 엔진 회전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 엔진음이 들리지 않았다. 비가 유리를 때리는 소리나 타이어가 지면 위를 구르는 소리 등 운동성을 지닌 물체가 당연하게 내는 소리들이 차 안에 있었지만, 엔진만큼은 흥얼흥얼 낮게 속삭였다. 때에 맞춰 바꿔 무는 기어비가 회전수가 올라갔음을 계기판으로 증명했다.

차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개입했다. 앞으로 차가 끼어들어도 속도를 조절해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스포츠 브레이크는 안정감 있는 감속으로 똑똑해진 뉴 5시리즈를 도왔다.

특히 차선을 변경할 때 사각지대에 다른 차가 있으면 운전대를 움직여주는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차선 이탈로 옆 차와 충돌할 위험이 있으면 스스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차선 유지 보조 및 액티브 측면 충돌 보호 시스템’ 등도 갖춰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경고의 수준을 넘어선 직접 개입은 꽉 막힌 도로에서 탁월했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슬쩍 올리고 있는 것만으로 차량은 믿을만하게 움직였다. “기계의 상황 인식이 사람의 사고체계와 달라 자율주행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을 넘어 기계는 사람을 모방하고 있었다.

아쉬움에 눌렀던 가속과 감속, 눈비로 꽉 막혀버렸던 도로 탓에 연비는 ℓ당 9.8㎞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 연비는 ℓ당 13.9㎞다.

 

BMW 5시리즈 엔진룸. / 사진 = 배동주 기자
신형 5시리즈는 가솔린, 디젤 등 3종의 엔진을 갖췄다. 2ℓ 가솔린 직렬 4기통 엔진은 최고 출력 252마력과 최대 토크 35.7㎞·m의 성능을 낸다. 출시 예정인 디젤 6기통의 경우 각각 265마력, 63.2㎞·m의 힘을 지녔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6630만~8790만원이다.

한편 신형 5시리즈는 사전계약에서 4000대의 누적 계약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판매 목표는 2만대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뉴 5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차종이기 때문에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며 “5시리즈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760만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저력을 지닌 모델인 만큼 충분한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전제로 올해 뉴 5시리즈 판매는 2만대를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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