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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8일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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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사라진 충무로

30대 초반 관객 준데다 드라마가 관객 빼앗아가…22일 개봉 싱글라이더 예외될까 관심

국내 영화계에 로맨스, 멜로물 흥행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 다음 주(2월 22일) 개봉하는 워너브러더스코리아의 멜로물 싱글라이더가 주목받고 있다. /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충무로에 로맨스라는 화두가 사라졌다. 흥행하는 멜로영화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기류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업계 안팎에서 보는 두 가지 원인이 모두 구조적인 문제여서다. 하나는 이 장르의 주된 소비층인 30대 초반 관객의 지속적인 감소다. 다른 하나는 영화수준으로 질적발전을 이룬 드라마 탓이다.

지난해 2월 25일 공식개봉한 영화 ‘남과 여’. 국내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는 전도연과 대세배우 공유가 주연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이윤기 감독은 ‘멋진 하루’와 ‘여자, 정혜’ 등 멜로물도 주목받았던 인물이다. 2009년에는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감독상도 받았다.

여러 조건을 봤을 때 최소 200만 관객 이상은 들 법도 한데 정확히 그 10% 최종관객 스코어를 냈다. 20만명 남짓 관객이 봤다는 얘기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라 한계는 있었지만 이 정도 성적을 낼 상황은 아니었다. 워낙 갈피 잡기 힘든 게 영화 흥행 여부지만 의외라는 평이 많았다.

최근 영화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돌고 있는 말은 “더 이상 로맨스, 멜로물이 국내시장서 성공하지 못 한다”는 얘기다. 장사가 안 되기 때문이다. 이승원 CJ CGV 리서치센터 팀장은 8일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서 기자들에게 “극장 플랫폼이 선호하는 장르도 액션‧SF‧범죄가 늘고 드라마와 로맨스는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극장도 고민이 많다. 이유는 뭘까? 인구별 관람 패턴의 변화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 영화시장의 메인 타깃층이라 할 20~30대 관객이 계속 줄고 있어서다.

CGV에 따르면 2007년 78.5%에 달하던 20~30대 관객은 2016년 66.1%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핵심은 30대 초반 관객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로맨스‧멜로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CGV가 분석해보니 주말 관람객 중 30대 초반의 비중은 2012년 20.2%에서 2016년 14.9%로 5% 이상 감소했다. 연휴 기간 역시 18.8%에서 14.2%로 줄었다.

이승원 팀장은 “30대 초반의 SNS 바이럴(Viral)을 살펴보면 드라마와 여행은 늘고 있는데 영화만 줄고 있다. 여가생활 우선순위를 물을 때 외식, 여행, 공연은 다 늘어나는데 영화만 줄었다. 이들이 사실 5년 전만 해도 영화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메인고객이었다”고 말했다.

대신 영화관을 찾는 30대 초반 고객들의 지난해 우선순위 영화 1~3위는 워크래프트, 데드풀, 배트맨 대 슈퍼맨 등 액션 블록버스터였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이 영화들 특징은 1주차에 비해 2주차 드롭(drop) 비율(2주차부터 관객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이 굉장히 높다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서 내놓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다시 ‘남과 여’의 주인공 공유로 되돌아가 보자. 남과 여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본 공유는 여름시장서 ‘부산행’, 가을시장서 ‘밀정’으로 합계 1800만 관객을 불러 모으더니 연말에는 브라운관에서 ‘공유앓이’를 일으켰다. 도깨비는 영상미와 내러티브 측면에서도 고품격 드라마로 평가받았다.

도깨비와 영화가 무슨 관계일까. 이제 더 이상 로맨스‧멜로영화의 경쟁자는 같은 영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디지털TV가 보편화되고 드라마산업 상한가에 발맞춰 다양한 기술진보도 이뤄지면서 드라마가 영화급 완성도를 갖추게 됐다.

고품질 드라마가 곧이곧대로 극장행을 막는 건 아니다. 장르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미디어 소비환경이 급격히 변했다. IPTV와 모바일로도 손쉽게 영화시청이 가능해졌다.

다만 브라운관이나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면 ‘맛이 안나는’ 작품들이 있다. 극장 스크린이 그리워진다. 극장으로의 발걸음을 줄이는 30대 초반 관객이 유독 액션과 SF, 블록버스터에 대한 선호도는 유지 중인 까닭이다.

이 지점에서 로맨스와 멜로물은 한계가 명확하다. 이승원 팀장은 포럼서 “극장서 2시간짜리 멜로물을 보기보다는 집에서 TV로 16부작 ‘밀당’을 즐기는 게 낫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관심은 이달 22일로 쏠리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명사 워너브러더스가 국내서 두 번째로 내는 배급작이 하필 ‘멜로물’이기 때문이다. ‘남과 여’의 주연에 뒤지지 않을 이병헌과 공효진이 나오는 ‘싱글라이더’다. 심지어 감독은 이번 영화가 첫 장편 연출작이다. 업계서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대담한 도전을 하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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