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경력사원 및 핵심자산 인수 박차…“성공 DNA 이을 것”

현대상선은 16일 신규 채용한 한진해운 경력직원 60여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 사진=현대상선

국내 유일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이 청산수순을 밟고 있는 한진해운의 인력 및 자산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를 통해 한진해운의 경영 노하우 흡수 및 하역비 절감을 노린다.

현대상선은 16일 신규 채용한 한진해운 경력직원 60여명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진해운 경력직원은 이날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으로 첫 출근했다. 향후 오리엔테이션 등 4일간의 입문교육 과정을 마친 뒤 20일부터 부서배치 된다.

입문교육에는 CEO 간담회를 비롯해 회사소개, 각 사업별 팀 소개, 외부인사 초청 특강, 동호회 및 복리후생 소개 등이 진행됐다.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는 “본인 역시 경력사원 출신이라서 감회가 깊고, 우리 함께 힘을 합쳐 한국해운업의 중흥을 위해 뛰자"며 “미래에는 여러분들 중에서도 현대상선의 CEO가 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본사 및 해외 현지직원, 선박관리 및 해상직원 등 한진해운 인력 채용을 최대 220여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수위선사였던 한진해운의 경영 노하우 등을 직원 채용을 통해 흡수하겠다는 게 현대상선 구상이다.

현대상선은 인력채용 외 한진해운 자산인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주요 수익원이 됐던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인수해 하역비 절감 효과를 노린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세계 2위 해운선사인 MSC와 이 같은 내용의 비밀협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MSC는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인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롱비치터미널은 지난해까지 한진해운이 지분 54%로 최대주주였다. MSC가 지분 46%로 2대주주였다. 롱비치터미널은 매년 미국 서부항만 내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 한진해운 ‘알짜 자산’으로 꼽혀왔다.

현대상선은 MSC로부터 지분 절반 정도인 25~30% 상당을 넘겨받고, 터미널을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선사 간 협업이 물동량 확보차원에서 더 낫다는 판단이다. MSC는 현대상선에 지분 25%를 넘겨도 지분율 75%로 롱비치터미널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현대상선은 이르면 19일 이사회를 열고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한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채권단 관계자는 “롱비치터미널은 한진해운 성공의 상징이었다. MSC가 사실상 이를 다 물려받게 됐지만 현대상선이 일정 지분을 확보해 이사회 멤버가 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인력 채용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진해운이 몰락하게 됐지만, 그 핵심인력과 자산을 인수한다면 현대상선 회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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