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장금상선과 전략적 협력 구축…한·일, 한·중 구간 포함 역내 지선망 확보

3일 현대상선은 흥아해운, 장금상선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 사진=뉴스1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국내 유일 국적선사로 남은 현대상선이 국내 최초로 근해선사와 전략적 협력체를 구성한다. 지난달 글로벌 해운동맹 ‘2M’과 낮은 수준의 협력을 맺는 데 그치며 수익 확대전략에 차질을 빚게 되자, 근해 지선망 확대를 경영정상화 돌파구로 지목한 것이다.

원양정기선사인 현대상선은 근해선사인 흥아해운, 장금상선과 함께 전략적 협력 ‘HMM + K2 컨소시엄’을 결성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HMM + K2 협력체제’는 다음달 중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 짓고, 오는 3월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원양선사와 근해선사간 전략적 협력체를 구성한 사례는 대한민국 해운 역사상 전무했다. 이번 협력으로 원양선사는 근해 지선망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 근해선사는 3국간 신규 항로 개척이 가능해져 상호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협력 구간은 일본, 중국 및 동·서·남아시아 전체를 포괄한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만료 시 자동갱신되는 방식이다. 이번 협력은 기존 단순 공동운항과는 달리 항만인프라 공동투자까지 포함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번 협력을 통해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보유한 한~일, 한~중 구간 등 역내 지선망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부산항 중심의 환적물량 증대가 가능해지고 초대형 선사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게 현대상선 주장이다.

기존의 동남아 항로 9항차(항해 횟수)에 흥아, 장금의 42개 항차를 추가함으로써 기존 한진해운의 부산항 허브 환적항로를 능가하는 지선망을 확보하게 됐다.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은 비용 절감 및 화주 서비스를 제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근해선사가 취약했던 3국간 신규 항로의 공동개척이 가능해졌다.

컨소시엄 협력형태는 선박공유(Vessel Sharing Agreement), 선복교환(Slot Exchange Agreement), 선복구매(Slot Purchase Agreement) 등이 포함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항만인프라 공동투자, 컨테이너장비 공유 등의 수준까지 협력 단계를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글로벌 해운동맹 2M과 강한 수준의 협력을 맺는 데 실패한 현대상선이 새로운 ‘먹거리’로 근해 노선을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근해 노선을 확보하게 되면 원양 보다는 수익성은 낮지만, 향후 적자 경영을 탈피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11일 2M과 선복(선박의 화물 적재공간) 교환, 선박 매입을 하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기로 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부터 2M 동맹 선사들이 운영하는 선박의 빈 공간을 나눠 쓰거나 구매해 쓰는 방식으로 협력하게 된다. 이번 2M과의 계약은 3년이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반쪽 짜리 협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긴밀한 수준의 해운동맹은 선사끼리 비용과 수익까지 나누지만 현대상선이 맺은 선복 교환, 선박 매입은 가장 낮은 단계의 협력으로 평가받는 탓이다. 당초 현대상선은 2M과 이보다 높은 동맹 수준인 선박공유협정(VSA)을 맺기 위해 협상을 벌여 왔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지난해 맺은 2M과의 협력과 이번 근해선사와의 협력은 무관하다. 원양과 근해 모두에서 수익을 더 창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을 뿐”이라며 “새해부터는 장금상선, 흥아해운과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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