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화학 타격 불가피…원자재값 오르는 상황에서 악재 겹쳐

5월 27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제주포럼’에서 J.B. 스트라우벨 테슬라 모터스 공동차업자가 ‘전기차가 몰고 올 생활혁명’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 중이다. /사진=뉴스1

리튬 가격 인상, 중국 전기차 배터리 인증 탈락 등 악재가 겹친 삼성SDILG화학에 또 다른 악재가 닥쳤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가 배터리 기술 혁신에 성공했단 분석이 나와서다.

 

테슬라가 생산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파워팩2.0 가격은 14(현지시각) 기준 10만5000 달러. 지난 4월엔 16만달러였다. 8개월 동안 35% 낮아졌다.

 

ESS는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 팩(Battery System)과 전압출력을 조절하는 전력변환시스템(Power Conditioning SystemPCS). 전력변환장치를 제어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EMS)로 구성된다. 이중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건 배터리 팩이다. 파워팩 2.0에는 일본 파나소닉이 생산한 21700 원통형 배터리 다발이 들어간다. 21700 배터리는 지름 21㎜ 높이 71​ 원통형 배터리다.

 

테슬라에 따르면 파워팩 2.0 배터리팩 가격은 지난 494000달러였으나 11월에는 89000달러로 떨어졌다. 1kWh 전기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인 에너지 생산단가도 4470달러에서 11445달러로 낮아졌다. 파워팩 가격이 더 낮아진 12월에는 배터리팩 가격이 더 낮아지고 에너지 생산단가도 줄었단 추정이 가능하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기준 배터리팩 가격이 6만달러, 에너지 생산단가가 316달러로 인하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지난 107일 미국 에너지 전문매체 Electreck 보도에 따르면 18650 배터리 팩을 쓴 파워팩 1.0 에너지 저장량은 95~100㎾h. 반면 21700배터리 팩을 사용한 파워팩 2.0200㎾h. 파워팩1.0과 파워팩2.0는 크기가 동일하지만 전력저장량에서 두 배 차이가 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파워팩 2.0에 이어 내년 말 출시할 보급형 전기차, Model 3에도 21700 배터리를 장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충재 연구원은 테슬라 21700 배터리 성능이 실제로 18650 배터리보다 2배 가까이 개선됐다면 향후 세계 ESS,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 경쟁력을 따라갈 수 있는 회사는 당분간 나타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번 가격 인하는 생산 비용을 절감시킨 규모의 경제실현이다. 올해 8월 일론 머스크는 2차전지 생산공장 기가팩토리(Gigafactory) 개소식에서 기가팩토리에서 2차 전지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배터리 가격이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2차 전지업체엔 악재가 될 전망이다. 2차전지 원재료인 리튬 값이 오르는 가운데 배터리 가격이 낮아져서다. 2차 전지 후발주자인 중국 추격도 매섭다. 중국은 지난해 5중국제조 2025’이라는 제조업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계획에 따라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때 최대 55000위안(9291150) 보조금을 지급하고 차량구매세 등 세금을 가면해준다. 또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면서 자국 전기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인증 규제를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만 문제가 아니다. 국내 업체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고체 배터리, 실리콘 음극제 등 2차 전지 소재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본 업체도 추격해야 한다.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가 스스로 2차 전지 생산에 나서는 것도 버겁다. 이충재 연구원은 세계 전기자동차ESS 시장환경이 국내업체에게 불리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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