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이어 인수 대상 복수 검토···부광 “조건은 생산역량”
제약사 전체 인수 시 추가 자금 필요···현금 유동성 여유 
CMO→CDMO 발전 추진···대상 합성약, 올해 내 완료 가능성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부광약품의 인수합병(M&A) 고심이 장기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생산역량을 우선시하겠다는 부광약품이 공장을 포함, 제약사 전체를 인수할지도 관심 대상이다. 이같은 경우 당초 예상보다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제약사인 부광약품은 당초 제약사 공장 3곳을 인수 후보군으로 선정한 후 예비실사를 진행했지만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광약품은 새로운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실사를 하는 상황으로 확인됐다. 당초 검토하던 3곳 예비실사를 중단한 사유와 관련, 부광약품은 자사가 필요로 하는 복수의 조건에 부합하는 곳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를 희망하는 상대 업체와 조건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부광약품은 희망하는 인수 대상 조건이 생산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부광약품 안산공장은 공급능력이 현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 1985년 설립된 안산공장은 40여년 동안 증축 등 리노베이션을 하지 않았다. 공장가동률도 100%를 넘긴 상황이다. 부광약품은 안산공장에서 정제만 연간 11억정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노후화된 시설과 생산 과부하가 발생한 상황에서 생산역량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인수 대상으로 검토된 첫 번째 3곳 중 한 곳이 현재 실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즉 우수한 생산역량이라는 조건만 맞는다면 부광약품이 두 번 검토를 해서라도 적합한 인수 대상을 물색해 확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부광약품 동향에 정통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수 대상으로 두 번째 검토되는 업체는 올들어 경영실적이 악화됐지만 생산역량이 우수해 검토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의 유연한 검토가 파악되는 부분은 대상 업체의 인수 폭으로 분석된다.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 사정에 따라 공장만 매각하거나 또는 제약사 전체 매각을 추진하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부광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의약품 공장 생산역량이 우수하다면 상황에 따라 제약사 전체를 인수하며 사업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단, 제약사 전체가 인수되면 이에 소요되는 자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올 3월 28일 이사회 결의로 시작된 부광약품 유상증자는 7월 11일 일반공모청약, 같은달 28일 신주 상장으로 마무리됐다. 확보된 자금은 893억원이다. 

이에 부광약품이 제약사 인수를 확정할 경우 893억원과 별도로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도 예상된다. 부광약품의 현금 유동성은 여유가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말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66억원 규모이며 부채비율은 52.85%를 유지하고 있다. 부광약품 유동자산은 2169억원, 유동부채는 376억원으로 유동비율은 577%다. 유동비율이 200% 이상일 경우 경영상태가 양호하다고 간주된다. 향후 부광약품이 인수 대상 업체와 폭을 확정하면 새롭게 편입되는 의약품 공장은 부광 자체물량 소화와 CDMO(위탁개발생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안산공장의 자체적 생산설비 확충과 별도로 인수하는 공장도 부광 제품 생산을 맡고 다른 제약사로부터 수주받아 완제의약품 CDMO를 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CMO(위탁생산) 사업을 하는 공장을 인수해 CDMO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CDMO 대상은 바이오 의약품이 아니라 부광이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합성의약품 및 합성화학 기반 의약품이다. 이 사업은 장기 계약이 많고 고부가가치 의약품일수록 진입장벽이 높아 마진도 많은 장점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향후 공장을 기본으로 제약사 전체를 인수할 경우 해당 업체 사업도 인수할 예정으로 파악돼 제약업계에 미치는 여파가 주목된다.

이에 부광약품은 인수합병 일정을 확정하거나 대상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향후 진행 상황은 투자자들과 소통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OCI홀딩스가 최대주주여서 자금 여유가 있는 부광약품이 유상증자까지 하며 준비한 자금을 인수합병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중견제약사들이 경영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부광이 연말경 발표할 인수 대상에 업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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