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 최대주주 유지, 이우현도 부광약품 대표 역임
9월까지 지분 30%로 확대 전망, 이우현·OCI 영향력 커질 듯
부광약품 작년 실적 성장, OCI 지주사 전환 후 변화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부광약품 최대주주인 OCI홀딩스가 향후 지분을 늘림과 동시에 부광에 대한 영향력을 극대화할 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와 공시에 따르면 중견제약사인 부광약품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32%를 보유한 OCI홀딩스다. 이어 김동연 10.30%, 정창수 8.84% 순이다.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0.03%다. 앞서 OCI(현 OCI홀딩스)는 2022년 3월 오너 2세인 김상훈 당시 부광약품 사장 외 8인으로부터 부광약품 주식 773만 334주를 1461억원에 획득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OCI홀딩스 지분구조를 보면 이화영 7.68%, 이복영 7.64%, 이우현 7.00%, 이지현 2.47%, 김경자 1.05%, 이정자 0.89% 순이다. 이중 현재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이우현 대표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1968년생으로 서강대 화학공학과와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졸업한 이 대표는 2013년 OCI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22년 부광약품 인수 후 대표를 맡아 2024년 3월까지 근무한 바 있다. 2023년 5월 OCI그룹 지주사로 출범한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 활동하고 있다. 참고로 부광약품 최고 경영진은 2023년 3월 이우현, 유희원 각자대표에서 ▲2023년 11월 이우현 단독대표 ▲2024년 3월 이제영, 우기석 각자대표 ▲2024년 4월 이제영 단독대표로 변경됐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지난해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는 등 바이오 사업에 의욕을 보이던 OCI홀딩스와 이 대표가 통합 불발 이후 부광약품 경영에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974년생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전문경영인이다. 서울 현대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법학전문대학원 LLM 과정을 마친 그는 사법고시 40회에 합격, 서울지검과 춘천지검, 대전고검에서 검사로 근무했다. OCI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그는 현재 전략기획실 전무와 부광약품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부광약품 지분 11.32%를 오는 9월까지 30%로 확대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사가 출범 후 2년 안에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 비상장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소유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OCI홀딩스는 2023년 5월 OCI그룹 지주사로 출범했지만 공정거래법 기준으로는 같은 해 9월이 출범 시점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OCI홀딩스 관계자 B씨는 “향후 부광약품 지분 매입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다각도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처럼 오는 9월을 전후로 부광약품 지분 30% 이상을 확보하며 공식 지주사로 등극할 경우 OCI홀딩스와 이우현 대표 지배력은 강화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이우현 대표는 OCI홀딩스와 이제영 대표 등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성과가 나오는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실제 인수 1년차인 2022년과 2년차인 2023년 경영실적은 부진했지만 2024년에는 부광약품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매출 1601억원과 영업이익 16억원을 달성한 것이 눈에 띈다. 전년대비 매출은 2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2022년 OCI 인수가 발표됐을 당시 부광약품은 ‘인수’ 표현도 자제를 요청할 정도였고 업계는 태양광 업체가 제약업을 한다고 해 의구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한미약품과 통합은 결렬됐지만 부광약품 실적은 살아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부광약품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와 ‘치옥타시드’ 성장률 181%가 매출과 영업이익에 긍정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각각 66억원과 6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출시한 조현병 및 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라투다정’은 부광약품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둔 품목으로 분석된다. 라투다정을 포함한 CNS(중추신경계) 전략제품군은 지난해 전년대비 42% 성장했다. 부광약품 관계자 E씨는 “라투다정은 올해 대사증후군 우려가 있는 조현병 및 양극성 장애 환자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런칭 심포지엄 및 지역별 근거중심 학술 활동으로 종합병원에서 빠른 코딩 및 처방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OCI홀딩스가 부광약품에 그룹 조직문화를 구축한 것도 눈에 띈다. 기존 보수적이고 수직적 문화를 자유롭고 유연하며 수평적 문화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실제 부광약품은 타운홀 미팅을 진행한다. 타운홀은 시청사를 뜻하는데 공개적이고 개방적 장소에서 직원들과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나온 의견은 회사 운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F씨는 “제약업종은 장치산업이어서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측면이 있는데 MZ 직원들은 개방형 문화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향후 OCI홀딩스는 CNS 품목을 중심으로 부광약품 실적을 개선하고 지분을 늘려 정식 지주사로 전환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제약 바이오 사업을 본격 진행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지난해 한미약품 통합 불발을 교훈삼아 OCI홀딩스가 또 다른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며 “OCI가 부광약품에 어떤 지배력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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